‘한강 사망 의대생’ 父 호소 “아들 사망원인 구체적으로 밝혀야”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잠들었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사망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2일 KBS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 그랬는지를 알고 싶다”며 “그것만 알면 정민이를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들의 시신을 이야기하며 “머리에 상처가 났다고 죽지 않았을 것이란 사실을 (발견 당시)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술 먹고 자다 일어난 애가 걸어가서 한강에 빠졌다는 것을 어떤 부모가 납득하겠나. 거기(손씨가 실종된 위치)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실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씨는 지난달 24일 반포 한강공원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다음 날 새벽 실종됐다. 이후 엿새만인 지난 30일 실종장소 인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이 있던 당일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는 다음날 오전 4시 30분쯤 한강공원에서 깨어났다. 이후 집으로 돌아간 뒤 자신의 엄마와 한강공원으로 돌아와 정민씨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때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아버지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사건 당일 손씨의 친구가 버렸다는 신발을 언급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2시에 동영상을 찍은 이후에 아들이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런데 (현장)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 진흙도 없고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진 건지 보려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아빠한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서 우리는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보통 아빠가 애 신발 버린 걸 그렇게 알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며 “상식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물어보고 어디 있다’라고 하는 게 정상일 거 같다. 신발을 버린 거를 아빠가 알고 있고 즉답을 한다는 것은 아주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의 머리에서 2개의 상처가 발견됐으나 직접적인 사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손씨의 시신을 정밀 검사할 예정이며 사망 원인은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실족사뿐 아니라 타살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사건 당일 비슷한 시간에 한강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남성 3명에 대해 경찰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3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손씨가 목격됐을 무렵 CCTV에 포착된 남성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고교생 1명과 중학생 2명이었다. 이 학생들은 새벽 시간대 한강공원에서 뛰어다녔을 뿐 당시 누가 옆에 있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