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디어 콘텐츠 전략 간담회에 참석한 구현모 KT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4.16
KT 미디어 콘텐츠 전략 간담회에 참석한 구현모 KT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4.16

넷플릭스, OTT 1위 굳건

커지는 콘텐츠 투자 규모

KT, 3년 동안 4천억 투자

SKT의 웨이브, 1조 투자

업체 간 콘텐츠 제휴 늘어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국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한창인 가운데 ‘탈통신’ 슬로건을 내건 이동통신사도 비통신 시장인 콘텐츠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시장이 계속해서 커질 전망인 데다가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에게 한국 시장의 콘텐츠가 종속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통 3사는 자사의 OTT를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상파와 합작해 만든 ‘웨이브’를, KT는 ‘Seezn(시즌)’을,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를 가지고 있다. 콘텐츠 투자가 남 얘기가 아닌 상황이다.

기존의 통신사 입장에서 콘텐츠(OTT)에 투자한다는 것은 점유율 확대가 주된 목적이기보다는 고객에게 콘텐츠를 보기 위한 데이터를 판매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 그러나 경쟁 우위에 있는 넷플릭스가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가자 더는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칼을 빼 들었다.

주요 OTT 앱 월 사용자 수 현황 및 넷플릭스 월 사용자 수 추이. (제공: 아이지에이웍스)
주요 OTT 앱 월 사용자 수 현황 및 넷플릭스 월 사용자 수 추이. (제공: 아이지에이웍스)

◆압도적 점유율 가진 넷플릭스

국내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한 달간 넷플릭스의 국내 사용자 수는 국산 OTT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해 2월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1001만 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 4524명) 대비 113% 증가했다. 뒤이어 토종 OTT 플랫폼 ▲웨이브(394만 8950명) ▲티빙(264만 9509명) ▲U+모바일tv(212만 6608명) ▲Seezn(168만 3471명) ▲왓챠(138만 5303명) 순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높은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꾀한 전략이 잘 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막강한 자본력만이 장점이 아니라 이와 함께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지원하고 홍보한다는 취지의 접근과 창작자를 존중한다는 방침을 택한 게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와의 동반 성장’ ‘다양한 스토리텔링’ 등을 비전으로 내걸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올 한 해에만 55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T그룹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3
KT그룹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3

◆‘각개전투’ 반격 나선 국내 시장

지난해 10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으로 변화를 선언한 KT는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다.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 KT(With KT)’ 생태계를 창출해 미디어 콘텐츠를 디지코 KT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KT 미디어 플랫폼 매출이 최근 10년간 매해 평균 15%씩 늘어나면서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증가했다”며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 1939억원에 이르며 10여년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를 위해 KT는 향후 3년간 총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30개 이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1000개 이상의 원천 IP와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보유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보한다.

KT의 발표 후 SK텔레콤이 대주주로 있는 웨이브도 1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해 글로벌 사업 기반을 다진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콘텐츠 제작 분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하고 기획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한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 2019년 출범하면서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제작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기존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최명주 CJ CGV 전략기획담당, 김홍익 LG헬로비전 CSO 상무, 전경혜 LG유플러스 데이터사업담당 상무, 박재현 KDX 한국데이터거래소 대표이사가 협약식에 참석해 있다. (제공: LG유플러스) ⓒ천지일보 2021.3.25
(왼쪽부터) 최명주 CJ CGV 전략기획담당, 김홍익 LG헬로비전 CSO 상무, 전경혜 LG유플러스 데이터사업담당 상무, 박재현 KDX 한국데이터거래소 대표이사가 협약식에 참석해 있다. (제공: LG유플러스) ⓒ천지일보 2021.3.25

◆콘텐츠 관련 협업 늘어

한편 업체 간 콘텐츠 협력도 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CJ CGV, KDX 등과 함께 ‘미디어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소비 데이터가 통합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디어 데이터 얼라이언스 참여사들은 고객이 소비하는 미디어·콘텐츠 서비스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미디어·콘텐츠 데이터 레이크’로 구축할 계획이다. CJ CGV가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실시간 프로그램과 VOD 시청 이력 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모아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영화-IPTV/케이블TV-OTT’로 이어지는 미디어 시청행태 변화를 연구하는 협력기반이 구축돼 장소, 시간, 온·오프라인 채널에 제약 없이 전체 시장의 콘텐츠 소비 행태 분석된다. 콘텐츠를 생산·소비하는 기업, 개인이 참고할 수 있는 통합 관점의 인사이트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일부를 웨이브를 통해 선보였고 SK브로드밴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C&C와 협업한다. 딜라이브 디지털OTT방송도 자사 OTT박스 딜라이브 OTTv 플랫폼 개방 이후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제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CJ ENM의 티빙은 Jtbc, 네이버 등과 제휴해 3년간 콘텐츠에 4000억원을 투자하고 올 한 해 약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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