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곡선사박물관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선사유적지에 세워진 원시 생명체 형상으로, 지난 4월 25일 개관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전곡선사박물관 입구, 상설전시실 고인류 모형, 사바나의 사자 박제품, 기획전시실 고대악기 전시품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한민국 최대 규모, 주먹도끼 대거 발굴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전곡리 선사 유적 위에 세워진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인류의 진화와 더불어 자연과 공존했던 선사인의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경원선 종점역인 소요산에서 하차해 다시 버스를 타고 15분여 이동했을까. 황량한 길 저편 언덕 너머로 ‘전곡선사박물관’이라는 반가운 표지판이 보였다.

전곡선사박물관은 1978년 발견된 전곡리 선사유적에 세워진 대한민국 최초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박물관이다. 박물관 건물은 부지 7만 2599㎡, 건축면적은 5000㎡이며, 길이 101m 폭 40m 높이 6.4m의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 구조다.

건물은 양쪽 언덕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곡면형의 원시 생명체 모습이다.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뽑힌 프랑스의 한 부부가 외관을 디자인했으며, 프랑스 건축설계사인 X-TU가 설계했다.

전곡선사박물관 배기동 관장은 “박물관은 가장 원시적인 문화를 가장 현대적인 건축 디자인과 함께 가장 친환경적인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상설전시실은 박물관의 핵심 전시실로, 복원된 고인류 모형들을 통해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약 700만 년 전의 투마이부터 약 1만 년 전의 만달인까지 수백만 년에 걸친 총 14개체의 화석인류 모형들은 고인류 복원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데이너스에 의해 제작됐다. 이 인류 모형들은 진화 순서대로 타원을 그리며 두개골 모형,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먹도끼 등과 함께 전시돼 있다.

주먹도끼는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전곡리 선사 유적은 1978년 당시 동두천에서 근무하던 미군병사 그렉보웬이 한탄강 강변에서 우연히 도구로 사용된 것처럼 보이는 석기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보웬이 발견한 석기들은 당시 서울대학교박물관 관장이었던 故 김원룡 교수에게 알려졌고, 학술적 지표조사를 거쳐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로 학계에 처음 보고됐다.

상설전시실 옆에 조성된 벽면에는 선사 유적지의 발굴 당시 단층면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단층별로 발견된 주먹도끼 그림과 상세한 설명을 비롯해 주먹도끼가 가장 많이 발견된 장소 사진, 실제 발견된 도끼들을 전시해 놓았다.

주먹도끼는 큼직한 돌을 다듬어 끝을 뾰족하거나 타원형인 날로 만든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대형석이다. 주먹도끼라고 부르는 것은 나무를 쪼갤 때 쓰는 쇠도끼와 비슷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먹도끼는 나무를 다듬을 때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짐승의 가죽을 벗겨 내고 고기를 발라내고 뼈를 부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다.

박물관에는 사바나, 매머드 뼈 움막, 추가령지구대 등 선사인들이 자연과 벗 삼아 생활했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또 고고학체험실, 동굴벽화, 야외체험장, 생태연못 등이 마련돼 있어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배 관장은 “야외수업이 확대된 현 학교 교육과 연계된 견학, 체험 프로그램, 연례행사 등을 확대ㆍ개발해 자연생태계와 최초 역사를 경험하고 배워가는 곳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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