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적 제213호 우정총국 외경 ⓒ천지일보(뉴스천지)

갑신정변 장소로 이용… 체신기념관으로 탈바꿈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우체국으로 알려진 ‘우정총국’. 이곳은 개화기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후기 근대식 우편제도를 수용해 우체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입구에 마련된 작은 공원에는 사찰 또는 기관 청사같이 보이는 건물이 있다. 정면 중앙에 내걸린 현판에는 한자로 ‘郵征總局(우정총국)’이라고 쓰여 있다.

▲ 집배원 모형(왼쪽 1900년대, 오른쪽 조선시대) ⓒ천지일보(뉴스천지)
원래 이곳에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하는 의약을 제조하고 약재를 재배하던 전의감(典醫監)이 있었다. 하지만 전의감은 사라지고, 터를 알리는 표지석만 남아 있다.

1956년부터 체신부(우편업무를 맡아보던 정부 기관)에서 관리하던 우정총국은 1970년 10월 22일 사적 제213호로 지정됐다. 지금은 내부에 우편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체신기념관’으로 불리고 있다.

우정총국은 조선 정부가 1882년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 내에 우정사(郵政司)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조선은 처음으로 일본·영국·홍콩 등 외국과 우편물교환협정을 체결하고 근대적인 우편 사업 활동을 시작했다. 곧이어 일본과 미국에서 신식 우편제도를 시찰하고 돌아온 홍영식(1855~1884)의 건의로 1884년 4월에 우정총국이 세워졌다.

이곳은 개화파가 민씨 정권을 제거하고 신(新)정부를 조직하기 위해 ‘갑신정변’을 일으킨 곳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다.

▲ 1900년대 초 사무용식지 나무인쇄판 복제품 ⓒ천지일보(뉴스천지)
갑신정변이 발발하면서 우정총국의 우편 업무가 중단됐으며, 본채를 제외한 부속건물은 모두 불에 타고 사라졌다. 1893년에 전우총국(電郵總局)이라는 이름을 바꾸고 본채에서 우편업무가 재개됐으나 1905년 일본에 통신권을 빼앗겼다. 이후 한어학교와 중동야학교, 경성중앙우체국장 관사 등으로 사용됐다. 해방 후에는 개인주택으로 사용되다가 1972년부터 체신기념관이 됐다.

청사 앞에는 수령이 수백 년일 듯한 고목이 지지대로 가지를 지탱하고 있다.

현재 건물은 도리칸 5칸, 보칸 3칸 규모이며 남향이다. 내부 천정은 내진 부분을 소란우물반자로, 외진을 연등천장으로 꾸몄으며 바닥은 대리석이다. 건물의 남쪽 양 모서리와 북쪽 면의 기둥은 모두 원기둥이고, 나머지는 사각기둥이다. 정면 가운데 칸은 두 짝문이고 나머지는 사분합창이 내어졌으며, 상부는 모두 빛살 광창이다.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처마는 단청을 입힌 홑처마다.

국가 소유지만 조계사 경내에 있어 청사 앞마당에는 행사가 있을 때 전시물이 들어서기도 한다. 사람들은 행사 참여 후 내부가 궁금하게 만드는 이 건물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 우편물의 중량과 규격을 재어보던 자와 저울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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