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노가면극은 국내 가면극 가운데 유일한 무언극으로 춤과 몸짓으로 구성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강릉단오제, 축제로는 아시아 최초 세계무형유산 등재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2일 오전 11시 해살이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관노가면극이 강릉단오제의 시작을 알렸다. 우스꽝스러운 춤과 동작을 구경하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는 극의 재미를 더했다.

원래 관노가면극은 단오제가 시작된 후 음력 5월 5일(올해 6월 6일) 본제(本祭) 때 여러 서낭당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지금은 남대천로 임시무대(아리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단오제의 첫날 아침에 진행된 터라 구경꾼이 많지 않았지만 신명난 음악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는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관노가면극은 오직 춤과 동작으로만 이뤄진 탈놀이다. 대사가 없기 때문에 극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란 걱정도 있지만 이는 기우일 뿐이다. 극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처음 보는 관객도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극중 인물들의 해학적인 행동은 깔깔깔 웃기에 충분하다.

가면극은 2일부터 9일까지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매일 볼 수 있다. 단오제에서 전통적 해학을 느끼고 싶다면 관노가면극 관람은 필수다.

아리마당 맞은편에 단오제 체험촌 부스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청포물에 머리감기, 관노가면극 만들기, 수리취떡 만들기, 신주 빚기 등 단옷날에만 할 수 있는 세시풍속을 만끽할 수 있다.

수리취떡 시식회가 열리자마자 관람객들이 몰려왔다. 줄을 서서 떡을 받아든 관람객의 얼굴에는 올해도 건강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바람이 드러났다. 수리취 잎사귀나 쑥으로 만든 떡은 소염·지혈작용, 설사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약떡이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하기도 한다.
평창에서 온 김석현(60) 씨는 “어머니는 우리 형제들에게 ‘떡을 먹으면서 올해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빈 후 먹어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첫날 이른 시간인 탓에 ‘청포물에 머리감기’ 부스는 한산했다. 하지만 부스 뒤에 마련된 아궁이에는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가마솥에는 물이 가득했다. 부스 관계자들은 체험 관람객 맞이 준비에 여념 없었다. 부스 앞에 준비된 청포줄기는 100㎝, 반 아름가량 신문지에 싸여 있었다.

체험촌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가다보면 단오제단이 보인다. 단오제단에서는 4일 문굿과 청좌굿을 시작으로 굿판이 매일 펼쳐진다. 굿은 마을을 지켜달라는 마음이 10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잘 묻어나고 있는 의식이다.

강릉단오제는 고대국가 동예부터 오월제 성격으로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이후 설화·불교·유교적인 요소에 민중 신앙적인 요소까지 포함돼 지금의 모습으로 갖춰졌다. 아울러 옛 주민들은 산신과 서낭을 숭배하면서 풍농과 풍어를 기원했다. 현재는 전통축제로 자리 잡혀 있으며,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됐다. 아시아권에서 축제문화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최초다.

강릉단오제는 2일부터 9일까지 강릉시 남대천 단오장에서 열린다.

※ 관노가면극이란?
극은 관노들이 펼치는 연희다. ‘강릉 탈춤’ ‘강릉 탈놀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의 가면극 가운데 유일한 무언극으로 춤과 몸짓으로 구성됐다. 강릉의 고대지역인 예국(濊國)의 무천의식(舞天儀式)에서 유래됐다고 본다. 일제강점기에 전승이 끊겼으나 1967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연되고 있다.

등장인물로는 양반광대 소매각시 시시딱딱이 장자마리 악사들로 구성됐다. 이 중 시시딱딱이는 관노가면극에서만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시시’는 ‘쉬쉬’라는 뜻으로 잡귀를 쫓아내는 소리다. 딱딱이는 탈춤을 추는 사람을 뜻이다. 즉, 시시딱딱이는 잡귀를 쫓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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