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불공정에 분노한 촛불민심이 세운 정부다. 특히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씨의 입시 비리는 권력형 비리의 끝을 보여줬다는 인식을 주며 국민을 분노케 했다. 교육부는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도록 대학에 요구해 결국 입학이 취소됐고, 이화여대 총장은 구속됐다.

정권이 바뀐 다음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 딸 조민씨의 입시 부정이 터졌다. 각종 스펙은 조작됐다. 조씨는 능력있는 부모 덕에 하지도 않은 인턴 이력이 쌓이고, 논문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엄청난 스펙이 생겼다.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던 법무장관은 자신의 아내와 딸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결국 물러났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조씨의 허위 이력이 확인됐지만, 이번에는 교육부가 입학 취소 여부는 대학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발을 뺐다. 이런 가운데 조씨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고, 일부 의사들은 조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낸 조씨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 응시 자격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조민씨 입시비리 관련 국민의 분노는 애먼 데로 튀어 ‘판·검사 자녀들 입시비리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 동의를 넘어섰다. 청원인은 “정부와 국회는 판·검사 입시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시민의 그것과 같은지, 엄벌할 내용은 없는지 억울한 시민이 생기지 않도록 공정한 사회를 위한 본인들의 일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조민씨 사례는 부모의 권력이 자녀 입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노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일반 국민은 상상도 못 할 일을 마치 다 그런 것처럼 조작하고, 조작해준 일련의 행태는 일반 국민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겼다. 이게 나라냐며 최서원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이다. 그렇다면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보다 공정한가.

적어도 지난 4년여간 지켜본 문 정부는 공정성 면에서는 앞선 정부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내로남불 행태에서만큼은 역대급이었으니 오히려 더했다고도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공정한 나라를 향해 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만이라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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