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복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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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의 오너의 존재여부가 기업성장에 있어 절대적 평가를 받는다. 힘 있는 창업자가 있으니 막 시작한 기업이라도, 정부의 인허가 과정에서 대관(對官)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한다. 기업의 아이템을 결정해 신사업을 막힘없이 짧은 시간에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는 데 있어, 오너가 존재하면 더욱 탄력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오너의 존재가 한때는 유용하기도 하다. 그 기업 구성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신사업을 결정하고 나아갈 때 혹시 실패할 경우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담지(擔持) 할 수 없기에 오너가 대신 과감하게 결정하고 밀어붙여 성공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기회사니 내가 맘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기도 하다. 좋은 의미에서는 책임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파고를 넘어 가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전문경영인의 존재여부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평가도 있다. 성숙된 기업에서는 창업자 오너의 역량에 의해 기업의 발전과 운명에 영향을 크게 주진 않는다. 성장단계를 넘어 완전 성숙의 절정에 이른 기업이 보여주는 모습은, 체계적이며 한두 사람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일명 시스템화 된 기업으로 정착됐기 때문이다.

한국도 5공화국 시절까지를 전후해 오너들의 전횡(專橫)과 독재 권력과의 협력들에 의해 한 기업이 급성장 하거나 바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독재시대 모기업 오너는 청와대 기업인 회의에 늦게 참석해 “기업이 공중 분해된 것이다”라고 인구에 회자(膾炙)된 사례도 있다. 그만큼 권위주의적 시절 국가에서는 국가의 핵심 권력층과의 협력여부가 한 기업의 존재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역사적 사례들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공산당이 만든 중국식 사회주의는 오너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그 오너들에 의해 세계적 플랫폼 데이터 회사들이 속속 창업되고 공산당과 결탁해 걸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징둥닷컴 들이다. 알리바바는 세계 기업순위 7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작년 11월 전까지 시가 총액을 봤을 때이다. 그러나 마윈이라는 오너가 작년 10월 24일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공산당 간부, 은행장들 앞에서 행한 “중국 금융은 전당포 같다”는 중국금융에 대한 질타가 크나큰 오너 리스크를 만들어 냈다. 알리바바 그룹 산하 앤트파이낸설을 상장 앞두고 과감하게 던진 마윈의 진정한 견제구(牽制球)가 중국공산당 권력층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강제 해체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 인터넷 기업 반독점 규제라는 명분하에 마윈이라는 오너는 지금까지 공식선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마윈이라는 존재는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마치 이재용 부회장, 손정의 회장과 같은 인물 이상이다. 세계의 여론은 안중에 없다. 공산당이 오너를 만들어줬고 이에 부응해 경제 발전에 일익을 분명 담당하고 있다. 어떠한 거물도 공산당과 권력층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역사의 뒤안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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