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복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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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국가든 완벽하게 체제가 작동되진 않는다. 호불호(好不好)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국가의 체제가 현재까지 망하지 않고 흥하고 있는 것은, 그래도 보이지 않는 합리적인 체인이 연결돼 어떻게든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안에 고름같이 썩어가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점차적으로 건실하게 진보해 가는 국가가 운영되고 있을 것이다. 그 체제를 담지하고 있는 지배층들의 역량이 중요하고 이미 갖추어져 있는 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 제도와 지배층들의 이른바 지도능력은 형량(衡量)할 수 없지만, 의지와 열정만큼 보이는 부문에서 미국보다 뒤지지 않는다. 공산당이라는 일당 독재 체제는 개혁개방이후 여기까지 끌고 오는 데 있어 일정 부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게 사는 것이 공산당의 목표였다면 아직은 미지수이다. 인민을 통제하고 한 방향으로 달려가게 하고 복종시키는 데 있어서 유효성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요 속에 빈곤은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 국가의 지니계수는 그 나라의 평등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한국은 0.339이다. 중국은 0.5에 가깝다. 불평등의 척도로 쓰이기도 하는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한 국가의 불평등의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것이다. 공산당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최고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중국이 가장 불평등해지는 국가로 가고 있다.

그들이 항상 자랑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국가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 미국을 뛰어넘는 시간표를 2028년으로 앞당겼다고 인민들에게 자랑한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아이러니하게 중국의 부상을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그런데 사회주의 국가가 역설적으로 부자의 천국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황금만능주의가 철저히 구현돼 가는 사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불만을 가지고 있고 납세자들의 비판대상인 주택 보유세가 없다. 상속세도 없다. 사실상 지난 30년 동안 공산당은 그들의 순수한 이념을 방기하고 분배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고 모든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빈부의 격차를 용인하니 지금의 불평등의 차이를 노정시킨 것이다. 매년 치솟는 물가는 인민들의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내수소비 진작(振作)에 발목을 잡는다. 1인당 가처분 소득은 4천 달러를 넘는 수준이기에 버는 돈으로 도시에서는 폭등하는 집값 등을 부담할 수 없다. 빈곤층과 부유층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만 가고 있다. 점차적으로 임금 노동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회 문제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1인당 GDP는 1만 달러가 넘었다.

공산당 창당100년이 되는 내년에 그들의 목표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전 국민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소위 중진국 이상을 만들어 인민을 더욱 따듯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숫자로 완수해 일종의 대내외에 상징적으로 과시하는 것이 될 뿐이다. 양극화 노령화를 해결해야 한다. 산업구조의 선진화를 이루어야 한다. 내부갈등을 극복하고 미국 공세의 예봉을 비껴가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가 공산당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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