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복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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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중국인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생활면에서도 일반 국민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국을 적확히 이해하는 출발점이자 끝점이 될 수 있다. 같은 동양에 한국인과 중국인은 살고 있다. 통일이 돼도 한국과 가장 길게 국경선을 맞대고 살 수밖에 없는 나라가 중국이다.

미국과는 또 다른 나라가 중국이다. 겉모습도 비슷하다. 외관상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동유럽에서 오랜 생활을 했던 지인이 있다. 간헐적으로 밖에 나가 돌아다니다 보면 대부분 유럽인들은 자기를 보고 ‘중국인 아니냐’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기분 나쁘지만 한국인이라고 강조하고 얘기를 나눈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겉모습은 비슷해 평생 중국을 공부하는 사람도 구분이 쉽지 않다. 겉모습이 한국사람 같은 중국인도 많다. 그러나 진정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도가 낳은 양국인들의 생각의 차이는 크다. 먹는 음식이 다르고, 자라난 환경이 다르고, 체제도 다르니 말이다. 그래서 역지사지(易地思之) 하고 부단히 제 분야에서 소통할 때, 오해가 더욱 줄어든다.

한·중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어떤가? 라는 것에 대해 깊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차제에 그들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생활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성을 강조해 봐도 양국 간의 관계를 볼 때 부족함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물을 담아 두 손으로 얼굴을 닦는 것이 한국인이다. 그런데 중국인은 수건에 물을 적셔 얼굴을 씻는다. 큰 젖은 수건을 접어 얼굴에 갔다 대고 도리어 얼굴을 흔들고 문지르면서 씻는 사람도 있다. 처음 볼 경우 이런 고양이식 세수가 어디 있는가? 라고 의아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중국 유학 시 기차를 타고 2박 3일 북경에서 쓰추안성(四川省) 성의 수도인 청두를 간 적이 있다. 아침마다 기차에서 수건에 물을 적셔 씻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아침식사는 집에서 거의 직접 하지 않고 밖에 나가 출근하면서 먹거나 사다 먹는다. 죽과 빵, 만두 등 간단한 식사가 주류를 이룬다. 아침은 간단한 편이다. 접대할 때는 항상 넘쳐나게 음식을 준비한다. 야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마시는 차는 녹차를 즐겨 마신다.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것은, 중국 교수님이 강의 하실 때 항상 보온병에 녹차를 끓여 휴대하시고 중간 중간 마시면서 말씀하셨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번은 초청받아 중국 친구 집에 간 적이 있다. 부인은 소파에 앉아서 저하고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자기 18번 요리라고 하면서 친구가 직접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외국 친구가 왔으니 가장 잘 할 줄 아는 요리를 손수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결혼한 남자들은 자기 나름대로 최고 잘하는 중국 명 나소우차이(拿手菜)를 만들 줄 아는 것이기도 하다. 맞벌이 부부이기도 해서 그렇지만, 집안청소, 세탁, 쓰레기 버리기 등 가정의 모든 일을 분담해서 종종 하는 것이다. 남녀평등의 실천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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