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황해연 인턴기자]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남대문시장 골목은 코로나19와 겨울 한파로 인해 사람이 없는 텅 빈 모습이다. ⓒ천지일보 2020.12.31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남대문시장 골목은 코로나19와 겨울 한파로 인해 사람이 없는 텅 빈 모습이다. ⓒ천지일보 2020.12.31

시민들, 2021년 소망 등 새해다짐

“2020년 힘들었지만 유익한 시간”

“중요한 것의 가치관 바뀐 시간”

상인 “경제 살아나는게 우리 희망”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게 없어서 올해는 ‘없어진 한 해’ 같아요. 2020년보다 경제, 건강 모든 게 나은 2021년이었으면 좋겠어요.”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역에는 기차를 기다리던 한성연(25, 남)씨는 올해와 다른 내년을 바라며 이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쥐의 해’인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에 많은 일상의 변화가 생겼고, 사건사고도 많았다. 시민들은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며 하루하루 불안과 긴장 속에 지낼 수밖에 없었다.

다가오는 ‘소의 해’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앞두고 시민들은 새로운 목표를 다짐했다.

본가인 대구로 가려고 캐리어를 끌고 기차를 기다리던 윤안나(23, 여)씨는 내년 목표와 관련해 “이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집에 가서 공부하고 서울에 오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 임용고시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와서 수강이 불가능이었는데 내년엔 그런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내년엔 꼭 시험에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차 임용시험에 합격해 면접과 모의수업 등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태경(27, 남)씨는 1월 26~27일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임용고시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그 분들도 열심히 준비했을 텐데 대형학원에서 터지게 돼 수험생이나 부모님들은 불안했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특수한 해였다 보니 공부할 수 있는 장소도 제약을 받았다”며 “전공스터디를 하는데 화상프로그램을 활용해 서로 모니터를 보고 모임을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천지일보=황해연 인턴기자] 2021년의 새해를 앞둔 31일 서울 남대문시장의 한 식당이 코로나19와 한파의 영향으로 인해 손님 없이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 2020.12.31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2021년의 새해를 앞둔 31일 서울 남대문시장의 한 식당이 코로나19와 한파의 영향으로 인해 손님 없이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 2020.12.31

이씨는 “지금은 전 국민이 힘든 상황”이라며 “(방역엔) 정답도 없으니 서로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지역사회도 가정도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집을 보러가던 한 시민은 올해를 돌아보며 “딸이 졸업반이라 많은 시험이나 자격증 준비를 하고 대학원 준비까지 하면서 혼자 애썼다”며 “힘들었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서울역 곳곳엔 안전요원들이 서 있었다.

코레일 직원인 정인후(가명, 56, 남)씨는 “내년에도 서울역의 질서유지와 보안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가) 노숙인이나 술 취한 분들을 상대하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열차에 타려는 것을 제재할 때 그 분들이 폭언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럼에도 무사히 끝났던 상황이 기억이 난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희망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과 추운 한파가운데 근심 가득한 상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서울 남대문시장은 승객들이 넘쳐나는 서울역과는 달리 손님이 없어 조용했다. 상인들만 다니는 한산한 거리의 모습이었다.

액세서리 수출 관련 일을 하는 김여진(가명, 52, 여)씨는 “원래는 일본 등 해외에도 수출하는데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수출이 안 됐다”며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고 내년에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오빠와 함께 가방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강현주(가명, 63, 여)씨는 “누구나 목표는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다 마비가 돼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만을 바란다”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가 살아나는 게 희망”이라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또 다른 한 상인은 “내년은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닐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내가 목표를 세워도 사람이 나와야지 (이룰 수 있다). 목표는 없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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