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낭소리’ 스틸컷 ⓒ천지일보 2020.12.30
영화 ‘워낭소리’ 스틸컷 ⓒ천지일보 2020.12.30

전통 막걸리 역사 문화 엿봐

왕실 문화재는 사진에 담겨

신축년 맞아 카툰전도 마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갑작스레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 전반이 잠시 멈춰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될 줄도 몰랐다. 그 가운데서도 비대면 산업이 발달했는데, 그중 하나가 온라인 전시다. 조금은 어색한 부분도 있겠지만, 내 집안에서 편하게 관람하는 것은 또 하나의 묘미가 된 듯하다. 이와 관련, 연말연시에 가족과 즐길만한 온라인 전시를 모아봤다.

◆막걸리 역사 보따리 풀다

먼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특별전을 마련했다. 국민에게 작은 위로와 휴식을 주고자 기획된 온라인 전시에서는 막걸리의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막걸리는 우리와 오랜 세월 함께한 술이지만 가까이 있던 흔한 존재였다. 그래서 막걸리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진지하게 살펴볼 기회도 거의 없었다. 막걸리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면서도 제조 시간이 적게 걸린다. 빨리 만들어 값도 저렴하고 부담 없이 마시는 서민의 술이 됐다. 전시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과 지역 양조장에서 소장한 막걸리 관련 자료인 ‘주방문(酒方文)’ ‘말술통’ 등 150여 점과 2018년부터 2년간 진행한 전국 양조장 조사 자료, 한국정책방송 영상자료 20여 건 등 다양한 막걸리 관련 자료가 3차원 전시장 영상과 함께 소개된다.

남평주조장 배달용 자전거와 말통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0.12.30
남평주조장 배달용 자전거와 말통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0.12.30

사진을 통해 왕실 문화재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문화재 사진 개척자인 고(故) 한석홍(1940~2015) 작가의 유족이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에 기증한 왕실문화재 궁궐 전각 사진필름 490여 건을 통해서다. 이 필름들은 1980~1990년대 국립고궁박물관의 전신인 궁중유물전시관이나, 그 이전 문화재관리국에서 촬영한 왕실회화·공예·천문·과학 관련 왕실문화재, 궁궐 전각 사진필름 등이 포함돼 있다. 사진들은 촬영 당시의 유물 상태와 별도의 촬영실이 없던 열악했던 문화재 촬영 환경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랜선미술관’을 마련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한 해 동안 입주 작가의 활동을 소개하는 연례행사 ‘오픈 스튜디오’를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비대면·온라인 기반의 ‘오픈소스 스튜디오(Open-Source Studio)’로 전환해 선보인다. 또 물리적 공간 대신 웹 인터페이스를 통한 입주 작가 기획전 ‘열지 않는 전시’, 타 장르 협업을 통해 공연 형식으로 작업을 소개하는 ‘ACCESS(S)’ 아카이브 영상 그리고 비평가 매칭 프로그램 ‘비평워크숍’의 결과물을 온라인으로 소개한다.

사진 속에 담긴 향로 (제공: 문화재청)ⓒ천지일보 2020.12.30
사진 속에 담긴 향로 (제공: 문화재청)ⓒ천지일보 2020.12.30

◆근면성실하소

2021년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와 관련한 전시도 마련됐다. 먼저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신년 카툰전인 ‘근면성실하소’가 마련됐다. 한국카툰협회 40명의 작가의 하얀 소를 소재로 한 40점의 카툰 작품으로, 우직하고 책임감 강한 소처럼 근면 성실한 한 해를 계획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전시는 오프라인, 온라인 모두 가능하다. 내년 2월 28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1층 로비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에서는 내년 1월 15일부터 관람 할 수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김태웅)는 ‘지역N문화 포털’을 통해 농사를 짓기 위해 조직된 생산 공동체 ‘소겨리(소짝)’와 ‘밀양 우곡’ 지명유래 등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소와 관련된 지역의 고유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서 농경생활을 한 우리에게 소는 민족의 동반자였다.

드라마 ‘식객’에 나온 소 ‘꽃순이’, 수십 년간 함께해온 소와 노인을 소재로 크게 흥행한 ‘워낭소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과거뿐 아니라 현대에도 소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밀접한 관계임을 보여준다. 1700~2000년 전의 시대상을 기록한 중국의 ‘삼국지’와 ‘후한서’ 동이전을 보면 부여의 관직명으로 소(牛加)가 쓰였다. 부여, 고구려, 예, 한 등 만주에서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를 사육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 N문화 원천콘텐츠 자료, 두 마리 소를 묻은 골짜기, 밀양 우곡 (제공:한국문화원연합회)ⓒ천지일보 2020.12.30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 N문화 원천콘텐츠 자료, 두 마리 소를 묻은 골짜기, 밀양 우곡 (제공:한국문화원연합회)ⓒ천지일보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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