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에도 자질 검증 우선
與 내부선 “진심 어린 사과부터”
김군 동료는 변창흠 만남 거절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청와대가 ‘막말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주시하고 있다. 변 후보자의 지명 철회 요구에 대해 선을 긋는 한편 청문회를 통해 자질 검증을 하고, 여론의 흐름을 살펴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변 후보자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막말 논란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21일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변 후보자를 향한 여론이 심상치 않은 탓에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 내에선 변 후보자를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은 21일 “이런 논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진심 어린 사과로 유가족과 김군 동료와 이 땅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청년 노동자에게 그 사과가 진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바라겠다”고 밝혔다.
노동계 출신인 박홍배 최고위원 역시 “변 후보자는 18일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김군의 동료들은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변 후보자는 김군의 동료와 유가족을 찾아뵙고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다만, 당내에선 지명 철회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며 변 후보자를 엄호하는 기류다.
이원욱 의원은 “전체 맥락을 봐야 한다”며 “변 후보자가 보여 왔던 주거문제와 도시재생에 대한 의지와 철학은 굉장히 훌륭하다”고 두둔했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를 열기 전 국회에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구의역 사고를 언급하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변 후보자는 “당시 발언은 소홀한 안전관리로 인한 사고가 미치는 사회적 파장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며 “그러나 발언의 취지와 관계없이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 후보자의 막말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구의역 사고로 사망한 김군의 동료들은 변 후보자의 만남 요청을 거절하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PSD1지회는 김군의 죽음에 대해 변 후보자는 ‘김군의 잘못’이라고 했다. 사과를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김군”이라며 “변 후보자는 지금이라도 사퇴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도 변 후보자의 사퇴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분노와 짜증을 유발하는 불량 후보를 당장 지명 철회하는 것이 상식에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