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3차 철거시도
신도들 반발로 7시간만 무산
전쟁터 방불… 신도 등 20여명 부상
교회 철거 올해 안으로 어려울 듯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3차 강제철거가 집행됐지만, 신도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 측은 용역 570명을 동원해 이날 오전 1시 20분께부터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 철거 시도에 나섰지만 신도들의 강한 반발로 철거 시도 7시간 만인 오전 8시 30분경 철수했다.
밤새 교회 일대는 철거를 막고자 하는 교회 신도와 집행인력 간에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신도들은 집행인력의 교회 진입을 막기 위해 교회로 들어가는 길목에 대형 관광버스 등을 세워뒀다.
집행인력은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관광버스를 뚫고 교회 진입에 시도했지만, 교회 내에 있는 40여명의 신도들이 이들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등 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도는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집행과정에서 집행인력과 신도 등 20명이 화상, 골정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도들이 세운 버스와 일부 승용차는 불에 탔다.
그 사이, 교회 정문으로부터 50~60m 앞 떨어진 곳에는 수십명의 신도들이 모여들어 통성기도를 하며 사랑제일교회 철거에 반발했다. 오전 9시쯤, 세워졌던 포크레인이 움직이려 하자 신도들로 추정되는 시민들이 몰려와 “교회 부수면 저주 받아 죽는다” “천벌 받는다” 등을 외치며 앞을 막아섰다. 한 신도는 “포크레인을 움직이려 하는 자(기사)의 손을 다치게 하고 다리를 부러트려 주시옵소서”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일부 신도들은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철거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주로 진행됐다면서 “문재인 사형” “문재인 탄핵”을 외쳤다.
현장엔 보수 성향 유튜버들도 몰려 ‘엄청난 병력을 동원해 사랑제일교회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한밤에 700명 쳐들어왔다’는 등의 주장을 송출했다. 일부 방송사가 촬영을 위해 교회에 접근하자 신도들이 ‘주사파 언론’이라고 소리치며 취재를 막아서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야간집행은 법원의 허가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날 현장엔 5개 중대 350여명의 경찰과 소방차 12대, 소방인력 40여명이 출동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과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법원은 재개발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며 재개발조합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이에 따라 재개발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강제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교회 측은 536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철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측도 교회가 요구하고 있는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라며 맞서고 있다.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산정한 보상금액 역시 82억원으로 교회 측이 요구한 보상금과 큰 차이가 난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재개발조합은 지난 6월 두 차례 강제집행 시도에 나섰으나 당시에도 신도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한편 재개발조합 측은 신도들의 안전을 고려해 철거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절기에는 강제집행이 금지돼있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 사랑제일교회 철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