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경제논단] 한진KAL, 기업가 정신 앞세우고 국민연금과 산은은 뒤로
[미디어·경제논단] 한진KAL, 기업가 정신 앞세우고 국민연금과 산은은 뒤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not caption

청와대가 완장차고, 사기업 국영화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정부와 국회는 온갖 법령 만들어 ‘자본가 혐오증’을 부추긴다. 자본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살아있는지 궁금하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헌법정신은 어디에 간 것인가? 마르크스 들먹이고, 공산주의, 사회주의 경도된 경향은 알겠는데, 대한민국은 벌써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공산국가와 제3세계와 다르다는 소리가 된다.

이념과 코드 정치는 그만둘 필요가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할’에서 보여준 국민연금의 추태는 눈 뜨고 볼 수 없다. 또한 한진칼(세계 7위권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한은이 앞장을 선다고 한다.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로 끝나면 기업 살리는 길이 된다.

청와대가 시도 때도 없이 아무 영역에나 숟가락 들고 설친다. 헌법정신은 그 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 안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라고 했다. 더 구체적으로 헌법 119조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헌법 126조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라고 못을 박고 있다.

요즘 국민연금의 역할이 괄목하다. 웬만한 기업은 국민연금을 10% 이상 쓰고 있다. LG ‘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할’에도 국민연금이 큰소리치다 망신을 당한 기사가 읽힌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매일경제신문(11.16)에서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할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그리고 처참하게 패배했다. 찬성 82.3%, 반대 17.7%다. 투표 참여율이 77.5%였으니까 LG화학 지분 10.3%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반대표는 13.3%에 해당된다”라고 했다. 신 교수는 “기업 분할의 취지는 배터리 사업부에 자율성을 주어서 사업 확장과 인재 확보, 자금 조달을 쉽게 하자는 것이었다. 업계에서 너무나 잘 확립된 사실이다…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이 훨씬 낫다. 새로운 투자자들은 배터리라는 명확히 보이는 사업을 바라보고 몰려든다. 다른 배터리 회사들 주가 수준과 비교하면서 사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쉬워진다”라고 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논리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갖다 밀어붙였다. 제대로 된 설명은 없다… 국민연금의 정치화는 현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다. 스튜어드십코드를 ‘공정경제’ 달성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공정경제의 주적은 대기업으로 설정돼 있다”고 했다.

바른사회토론회(4.29)에 나온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2018년 10월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구성됐다… 동 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및 ‘책임투자’ 관련 주요사항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동 위원회는 14명 위원 중 9명이 정부와 산하 연구기관 추천이거나 노동계 인사로 구성돼 있다. 14명 중 9명이 찬성하면 모든 의안은 통과된다.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지배구조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고 했다. 국민연금법 제1조의 목적은 ‘국민의 노령, 장애 또는 사망에 대하여 연금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자신의 이념을 국민연금에 투영시키고, 코드 인사를 그 운영자로 박아놓은 것이다. 그 사이 기업가 정신은 소멸되고 있다.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이 숟가락 들고 설친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의 분위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청와대는 한진KAL을 삼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항공도 중요하지만, 방위산업체라고 할 만큼 항공 생태계가 설치된 회사이다. 이것도 금호타이어 마냥 중국에 넘기고 싶은가.

조동근 명예교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 일부 위원의 제안이 그 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뿌리를 찾아가 보자. 조현아 당시 부사장의 소위 ‘땅콩회항’ 사건이 발단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 항소심에서 집행유예(2015.5.22)로 구속된 지 143일 만에 풀려났다”고 했다.

청와대의 한진KAL 소유에 대한 미련은 대단하다. 유튜브 전인구경제연구소TV(11.15)는 “현재 한진KAL은 4조 6천억원 시가 총액을 갖고 있다. 그 구체적 내용은 조원태 회장이 43%, 제3자 연합이 46.7%이다. 한진KAL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조원태 회장이 34.7%, 3자 연합은 37.7%, 산은 10.7%로 구성된다”라고 했다. 또한 국민연금 8.11%까지 된다고 한다. 문화일보 사설(11.17)은 “대한항공은 사실상 준국영기업이 된 셈이다. 대한항공 경영진은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정부를 우군으로 활용하고, 정부는 민간기업 지배를 강화하는 짬짜미 의혹도 있다”고 했다.

산은은 경영 성과에 따라 조원태 회장을 퇴진시킬 수 있고, 사외이사 3명과 감사위원 선임권, 경영평가위원회와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등 권리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합병된 항공사가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 부채만 약 10조원이나 된다. 이 말은 청와대가 한진KAL을 일년 내 국영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어떤 이유에서든 IMF 같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청와대는 곧 대한항공을 중국에 팔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탈(脫)원전으로 에너지 주권 넘길 듯한 시나리오 말이다. 청와대는 우한(武漢) 코로나바이러스19를 무차별적으로 수용하더니, 이젠 한진KAL이 중국 손에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하게 한다. 현실 무시하고 이념과 코드만 찾게 되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도출된다. 기업가 정신 앞세우고 국민연금과 산은은 뒤로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이 다 헌법 유린하는 행위가 된다. 여적죄인이 달리 생기는 것이 아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