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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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교수의 ‘철없는 행동’ 요즘 정치권에서 주요 화두다. 지난 3일 억대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강경화 장관의 남편 이일병 교수의 ‘마이웨이’식 행동은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한 시기여서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출국한 사실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 교수는 공직자 가족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해외여행을 꾹 참고 코로나19 사태를 저지하기 위해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르고 정부가 강조한 ‘준전시 상황’을 인식하고 인내하는 국민은 바보인가. 이일병 교수같이 본인 하고 싶은 대로 내 인생이니, 내 인생의 설계는 내가한다는 식의 개인주의적 발상은 주무부처 장관 남편의 관계를 떠나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야당도 이 교수의 ‘철없는 행동’을 질타하고 있다. 야당은 코로나19 재난 가운데에서 세계적으로 방역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바탕에는 국민의 놀라운 인내와 자제가 있다며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디고 있는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올해 고향마저 포기하고 낙심한 국민들은 이 교수의 마이웨이 행동에 큰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남편의 못난 행동은 재임 기간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강경화 장관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는가.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한 이일병 교수의 발언은 코로나로 올해 학교에 거의 가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어린이들,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거주하는 부모를 찾아뵙지 못하는 자녀들, 코로나로 절망에 휩싸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 방역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신혼여행마저 미루고 다음을 기약한 신혼부부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강경화 장관의 발언도 논란에 휩싸였다.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미국에) 간 거여서요. 귀국하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라고 했다. 외교부가 올해 3월부터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과 재발령을 지속하며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취소나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장관의 남편이 여행 목적으로 출국하는 것은 크게 잘못됐다.

이러한 사건들이 쌓이고 쌓여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인내하는 코로나 시국에 고집 센 남편을 뜯어말리지 못한 강 장관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이번 논란은 강 장관 거취 문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녀 관련 의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 여행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는 만큼 집안 단속에 신경 써야 한다. 더 이상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이 터져 나오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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