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길 잃은 영화시장… 영화관이 사라지고 있다
[컬처세상] 길 잃은 영화시장… 영화관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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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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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위기론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여름 전부터 찾아온 극장 위기론은 OTT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 예측돼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관객들이 감소하며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의 영화산업을 지탱하는 큰 축인 영화관들을 위해 입장권 부담금 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 영화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직전이며 작년에 비해 영화관 매출이 70%가량 급감하는 등 피해가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극장 산업 ‘공룡’인 CGV도 손실이 큰 7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한다. CGV는 CGV대학로·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광주금남로·연수역·등촌·대구아카데미·홍성 등 손실이 큰 지점 7곳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하락했지만 임차료 등 높은 고정비 부담은 덜어내고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다.

CGV는 3년 내 전국 119개 직영점 가운데 35~40개가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 감축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들이 가장 즐겨하는 문화 콘텐츠인 영화산업 회생을 위한 긴급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75%가량을 영화관 입장권에 의존하고 있어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영화관의 위기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위기로 직결된다.

최근 CGV도 매출 타격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갑작스럽게 관람료 인상을 발표했다. 주말에 오후 시간에는 13000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CGV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늘고 방역 비용도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CGV가 상반기에만 약 2천억원 적자를 본 현실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관람료가 인상되면 그만큼 배급사, 제작사에 돌아가는 몫이 커진다. 가격 인상에는 운영난뿐 아니라 개봉할 영화들을 OTT서비스에 뺏기는 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절박감도 엿보인다. 이번 관람료 인상은 극장의 고육책일 수 있다.

문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영화관의 의미, 역할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영화관에 오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영상 소비하는 이용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이미 미국과 유럽에선 관객들이 대형 극장을 찾는 대신 OTT 서비스를 통해 선호하는 영화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OTT가 영화, 드라마 등 영상 한류 확산의 통로가 되는 모습도 이어지고 있다.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과 240억원대 높은 제작비를 들인 국내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 공개를 염두에 두고 논의 중이다. 또한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흥행 실패의 리스크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코로나19 시대에 비싼 제작비를 들이고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창작자나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다. 넷플릭스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영상미와 미장센을 주로 표현하는 영화가 OTT에 국한된다면, 영상콘텐츠를 통해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엔 부족하고 아쉬울 수 있다.

코로나19의 변수가 큰 상황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에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러한 위기를 감지하고 영화 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지 않게 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배우들과 더불어 생계에 힘들어하는 스텝들의 고충도 감지해야 한다. 암울한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영화산업을 다시 부흥시킬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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