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영화판 ‘코로나 지각변동’, 안방극장 시대 오나
[컬처세상] 영화판 ‘코로나 지각변동’, 안방극장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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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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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한국영화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불청객이 갑자기 나타나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했던 극장가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금 무인지대가 됐다.

지난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일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수는 5만 3231명, 지난 7일 5만 4539명에 이어 이틀 연속 5만명대에 머물렀다. 3월부터 위기를 맞은 극장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기 시작하자, 큰 타격을 받으며 자칫 영화산업의 붕괴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화산업의 위기는 결국 대량 실업사태를 초래하고 한국영화의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영화인들은 이렇게 가다가는 영화산업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당장 정책 실행을 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일이 밀리면서 영화판은 어수선해졌고, 제작·배급사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는 제작이나 투자를 해야되는 지를 고심하며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개봉했던 기대작들은 줄줄이 흥행 참패를 맛봤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주연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은 올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흥행에 실패했으며 이제훈, 박정민 등이 출연하고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냥의 시간’은 개봉을 미루다 결국 넷플릭스로 공개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언제 끝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독감 백신처럼 코로나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집단 감염, 지역 감염 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영화산업에서 가장 메가 플랫폼이었던 극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가장 힘이 큰 플랫폼으로 버텨낼지는 의문이다.

영화 제작자들은 앞으로는 제작자가 극장에 걸 영화와 OTT 플랫폼으로 갈 영화를 나누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객이 증가할수록 수익이 배가 되는 일반적인 영화 제작 시스템과 달리, 제작자 입장에서 OTT는 회사로부터 일정액을 받고 영화를 납품하는 식의 시스템이다. 제작자들은 OTT라는 플랫폼으로 갈 수는 있어도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면 그것에 맞는 추가 인센티브 지급 등 다양한 협의가 있어야 된다는 의견이다. 이미 OTT서비스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한국 영화계에 문을 두드렸다. 한국영화계도 극장에 작품을 내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자, 넷플릭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한국영화 제작자들과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 한준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D.P.’, 연상호 감독의 ‘지옥’ 등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다.

코로나19 시대가 지속된다면 이제는 영화도 극장이 아닌 집에서 볼 수 있는 TV로 개봉을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최근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24만명에 그쳤다면, IPTV와 케이블 VOD 유료로 콘텐츠를 판매한 건이 55만건으로 앞질렀다. 극장 가기를 꺼려하는 관객들도 유료방송 플랫폼만 노크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 티빙 등으로 눈을 돌리며 영화 콘텐츠를 접촉하고 있다.

바이러스 시대가 계속된다면 극장 개봉을 못 하게 되고 바로 OTT로 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OTT가 극장의 대체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제작자나 배급사들도 OTT로 시야와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정부 역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의 상황을 인지하고 국내외 OTT 시장에서 영화 콘텐츠들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극장보다 앞서 유튜브, 넷플릭스, 네이버TV, 카카오TV 등 영상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시대가 오고 있으며, 이는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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