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코리아] 학교 현장 속 ‘교육격차’ 심화 문제… “전담교사 우선 배치해야”
[코로나&코리아] 학교 현장 속 ‘교육격차’ 심화 문제… “전담교사 우선 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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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한민국을 덮친 코로나19는 정치와 사회, 경제,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다. 정치, 경제 상황은 내일을 예단하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반면 K방역 성과는 대한민국 국격 상승에 기여했고, 전세계 공장가동률 감소로 미세먼지가 사라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게 됐다. 천지일보는 [코로나&코리아]라는 연재기획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분야별 상황을 정리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 2차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16일 오전 서울 용산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 교사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천지일보DB

코로나19 사태 터지자 ‘온라인 수업’에 의존

교육당국 대책 발표에도 한계점·문제점 나와

교사들 “매일 아침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

교사노조 “유치원·초1·2, 책임등교 실시해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1.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김민영(가명)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아침마다 아이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아침에도 잘 일어나던 아이가 올해 학교조차 제대로 갈 수 없는 환경이 되자 아침잠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잠만이 아니다.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니 학습 또한 또래 아이들에 비해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코로나 사태가 이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다면 등교가 원활히 진행됐을 것이고, 아이가 이렇게까지 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2.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황진영(가명)씨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원격수업을 준비하지만 매번 한계점과 마주한다. 아무리 실시간 쌍방향 소통으로 진행하는 수업이라고 해도 아이들을 직접 대면해 이뤄지는 수업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 중에서도 학습이 느리거나 부족해 교사의 추가·보충 설명이 필요하거나 풀이과정 등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한계점은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는 시점에 확연한 결과로 나타났다. 잘 따라오는 아이들은 무난하게 수업에 임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기초적인 문제조차 이해하지 못해 따라오기도 버거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이들의 등교수업이 곳곳에서 중단되고 온라인 수업에 의존하다보니 ‘교육격차’ 문제가 점차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당국이 최근 원격수업으로 인한 ‘수업의 질 하락’ 문제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5일 등교·원격 수업 병행 방침을 발표하면서 수업 전후로 원격수업 기간 중엔 모든 학급에서 실시간으로 조·종례를 운영하고 실시간 화상 프로그램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학생들의 출결과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고 그날 배울 원격수업 내용 등에 대한 학생·교사 간 소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격수업을 할 때는 학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수업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더불어 일주일 내내 원격수업이 지속되는 경우 교사가 주1회 이상은 전화 또는 개별 SNS 등을 통해 학생·학부모와 상담할 수 있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원격수업의 질 제고를 위해 오는 11월까지 공공 학습관리시스템에 화상수업 솔루션을 연계하는 등 단계적으로 그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모든 교실에는 무선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고, 교원의 노후기자재 약 20만대를 교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당국의 발표에도 학교 현장엔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 소재 한 중학교 교사인 최용인(가명, 남)씨는 “선생님들이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일어났니?’ ‘아침 조회 댓글 달아라’ ‘수업 들어라’ 이렇게 아이들의 잠을 깨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 수업이라고 하더라도 일정기간 듣지 않으면 ‘수업 미인정’ 처리가 된다”며 “그렇게되면 아이들은 내신성적 산출 시 감점을 받게 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힘든 것을 알면서도 매일 아침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씨는 등교 수업을 했더라면 학교에 잘 나와서 교사의 대면 지도를 받으며 학습이 가능했을 학생이라도 원격 수업에서는 집중을 잘 하지 못해 뒤처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중학생 아이들 중에선 아직 생활 습관이 완성되지 않아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등교수업이었다면 이상 없이 배우고 따라왔을 아이들까지도 열등생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4월 6일 전국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30일 오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가 지속된 가운데 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천지일보DB

같은 온라인 화상 수업이라도 학생들의 수준이나 생활 환경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주는 부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교사인 이미정(가명, 여)씨는 “학력이 높은 학생들이 듣는 온라인 수업은 어느 정도 기본 개념을 잡은 상태에서 내용을 추가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첫 개념을 확립시키는 단계에서부터 온라인으로 가다보니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분명 수업은 쌍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직접 쓰고 있는 수학 식이나 국어 표현이 맞는지 틀린지는 일일이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그렇다보니 세밀하게 지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 점검하는 부분도 온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확실한 점검은 아이들이 띄엄띄엄 등교했을 때 그나마 이뤄지고 있는데 이때 잘 배우고 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나뉘며 그 차이가 확연히 들어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교사들로 이뤄진 단체에서도 원격수업의 질 제고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나타나는 교육격차 문제를 당국이 교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비율이 얼마인지는 수차례 조사하면서도, 교사들이 수업에 필요한 기자재가 무엇인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 조사한 적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이는 (교육부가) 학교와 수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교사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밝혔다. 교사노조연맹은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함께 지난 24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교육 5대 핵심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대책을 밝혔다.

다섯 가지 핵심 대책 가운데 첫 번째는 유치원·초등1·2학년을 대상으로 ‘책임등교’를 실시하고 ‘기초학습부진 전담교사’를 우선 배치해 교육격차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수업·평가와 관련해 ‘재난 시 교육과정’ 보급을 통해 학생 소통형 수업을 강화하고 교사에 대한 피드백도 강화하는 것이다. 가르친 만큼 평가하고 수업과 분리된 평가 개선하면서 교사 관찰형 평가는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핵심 대책 세 번째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위기학생에 대한 ‘돌봄 지원 및 정서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입시와 관련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해 고교 재학생의 입시 형평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학교 정규교육 시간부터 등원시키는 ‘텐투텐(오전10시∼오후10시) 사교육’ 영업에 대한 규제를 높여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해 엄민용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은 29일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이미 학습 결손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학생들이)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습 결손이 없는 상태로) 회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그렇기에 기초학력책임제 또는 1·2학년 교실에 교사 1명씩을 긴급히 더 투입해서 학습 결손이 발생하는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학기도 (학습 결손이 발생하는) 이 상태로 가게 된다면 초등1·2학년과 중1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 교육격차는 너무 커져서 나중에는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 2차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16일 오전 서울 용산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 교사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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