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한민국을 덮친 코로나19는 정치와 사회, 경제,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다. 정치, 경제 상황은 내일을 예단하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반면 K방역 성과는 대한민국 국격 상승에 기여했고, 전세계 공장가동률 감소로 미세먼지가 사라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게 됐다. 천지일보는 [코로나&코리아]라는 연재기획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분야별 상황을 정리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글로벌 OTT 시장규모 추이 및 코로나19 이후 OTT 이용시간 변화.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OTT 시장규모 추이 및 코로나19 이후 OTT 이용시간 변화.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되려 감염증 확산이라는 상황 덕에 호황을 누리는 업체가 있다. 바로 OTT(Over The Top) 업체다.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사람들 간 ‘물리적 거리’를 두며 우리의 일상은 격변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OTT 같은 스트리밍 영상 플랫폼 수요 급증

지난 7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주요 유럽 국가들이 이동제한령을 시행함으로 인해 스트리밍 영상, SNS, 영상통화, 게임과 같은 온라인 콘텐츠의 사용이 증가했다. 그중 스트리밍 영상 플랫폼 같은 OTT 플랫폼들의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프랑스 최대 통신업체 오랑쥬 텔레콤에 의하면 프랑스는 이동제한령이 시행된 날짜부터(3월 중순) 인터넷 트래픽이 평균 30% 증가했다. 또한 이태리의 이동제한기간 동안 인터넷 트래픽은 평균 70% 늘었다. 이는 재택근무, SNS, 영상통화, 온라인 게임 및 영상 관람, 온라인 강의, 화상 의료진단 등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센드빈(Sandvine)의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리밍은 인터넷 트래픽의 약 50%를 차지한다. 프랑스의 경우 넷플릭스 23%, 구글-유튜브 17%, 페이스북 5%,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3%, 까날 플러스 2% 순이었다.

온라인 콘텐츠 사용 시간은 폭등하는 반면에 텔레비전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만 늘었다. 세계적으로 유료 OTT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이동제한의 최대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1800만명의 스트리밍 사용자들 중 72%는 넷플릭스에 가입했고 중복 가입자를 포함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9%, 까날 플러스는 25%가 가입했다.

◆OTT 관련 상표출원, 작년비 1.5배 성장

올해 6월 7일 특허청이 내놓은 OTT 서비스업 상표출원 현황을 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출원된 관련 상표는 모두 174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모두 1125건이 출원됐던 것에 비해 54.6% 증가한 수치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전체 상표출원 건수는 줄었다. 기존의 9만 9090건에서 올해 9만 5865건으로 3.3% 감소했는데 OTT 상표출원 건수가 1.5배로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특허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OTT 이용이 더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꼭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 OTT에 대한 관심은 전부터 꾸준히 증대돼 왔다. 5년 전 1777건이던 관련 상표출원 건수는 2년 후 1986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735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동안 출원된 상표 중에는 국내 OTT 업체의 상표가 55.9%로 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넷플릭스 같은 해외 사업자들 상표출원도 계속되고 있다.

◆영화계, 영화관 대신 ‘OTT 직행’ 고심

OTT 시장의 성장과 코로나19 유행의 ‘쌍끌이’ 효과로 영화관 대신 OTT 플랫폼 직행을 고민하는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다.

영화계에는 국내 영화들이 OTT를 통한 개봉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배급사 측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상황으로 인해 극장이 흥행 창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영화의 OTT 공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영화계 관계자에 따르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인 ‘콜’ ‘낙원의 밤’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됐다. ‘콜’과 ‘낙원의 밤’은 베테랑 배우들과 유명 감독이 참여하고 제작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두 영화가 OTT를 통해 개봉되는 상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OTT가 영화 개봉의 한 방법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관 관객이 급감한 시대에 영화사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선 OTT 같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다른 방편이 필요하다. 올해 4월 한국 영화 최초로 ‘사냥의 시간’도 넷플릭스에서 개봉했다. 이는 OTT 측에서 115억원가량의 제작비를 얼마간 보전할 만한 금액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됐다고 알려졌다.

해외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작사 파라마운트의 영화 ‘커밍 2 아메리카’가 극장을 건너뛰고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디즈니는 북미 극장 개봉을 포기한 실사 영화 ‘뮬란’을 자사 OTT인 디즈니플러스로 공개한 바 있다. 또한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소울’도 디즈니플러스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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