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기총회] 전광훈, 교단서 ‘제명’돼도 여전히 목사…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국교회 정기총회] 전광훈, 교단서 ‘제명’돼도 여전히 목사… 어떻게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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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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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백석에서는 제명됐지만

예장대신 설립해 목사 활동

개신교 교단 설립 제도 허술

“쫒겨 난 목사가 다른 교단 

만들어 활동해도 못 막아”

수많은 교단 난립하다보니

지침 통일 등 사실상 불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윤옥 인턴기자]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광훈 목사를 향한 비난이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전광훈을 목사라고 부르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 목사는 이미 지난해 9월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으로부터 면직을 당했기 때문에 목사라 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소속 교단에서 면직이라면 목사란 직분을 잃어야 맞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 목사는 아무런 제약없이 목사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앞서 전 목사는 예장대신 소속으로 지난 2015년 대신 교단의 총회장이었다. 당시 예장대신은 예장백석과 통합하기로 결정했지만, 이 통합은 3년 만에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다. 예장백석과 합친 예장대신 목회자들은 예장백석에 남기도 하고 원래부터 통합을 반대했던 예장대신(수호)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전 목사는 통합이 무효가 됐으니 자신이 다시 총회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장백석에 남지도 않고, 예장대신(수호)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예장대신(복원)이라는 새 교단을 차려버렸다. 결과적으로는 전 목사가 예장백석 교단에서 면직당했어도 여전히 예장대신 소속 목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교계 안팎에선 교단 설립 제도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식이면 아무나 교단을 만들어 목사도 하고 총회장도 할 수 있지 않냐는 목소리다.

실제로 교계 내에서 목사 타이틀은 통상 교단이 주는데, 정작 목사가 교단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과거 한 목사가 자신이 소속된 교단과 충돌하는 바람에 홀로 나와 교단을 차려버린 일이 있었다. 지난 2014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었던 홍재철 목사의 사례다. 홍 목사는 2014년 5월 26일 원래 소속 교단인 예장합동이 한기총 탈퇴를 선언하자 곧바로 예장합동을 탈퇴하고 ‘예장 총회’라는 새 교단을 차렸다. 당시 홍 목사는 뜻이 맞지 않는 인물이 포함돼 있어 교단을 탈퇴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재철 목사 ⓒ천지일보
홍재철 목사 ⓒ천지일보

교계 사정을 잘 아는 목사들은 현재 대한민국에 장로교단만 하더라도 200여개가 넘는 건 물론이고, 비인가 신학교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난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청한 한 목사는 17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도가 1명인 교회의 목사라도 5명만 모이면 얼마든지 노회를 만들 수 있는게 한국교회의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김귀남 목사 역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단)총회에서 제명돼도 노회를 구성하면 다시 목사 직분을 유지하고 군소 교단을 만들어 신학교도 설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법은 한계가 있어서 구속을 할 수도, 벌금을 받을 수도, 징역을 줄 수도 없다”며 “가장 큰 벌은 직분을 없애는 것과 출교시키는 것인데 그나마 그 벌칙을 받고도 (다른 뜻이 맞는 목회자들과) 교단을 설립하면 (목회 활동을 막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교계에 수많은 무허가 군소 교단과 무허가 신학교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교회 서너 개 가진 목사가 모여 만들면 노회를 구성하고 교단을 만들 수 있다. 신도 수는 20~30명 정도여도 된다”고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육순종 목사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교단 차원에서 목사직을 박탈할 수 있지만 개신교 전체에 힘을 발휘할 제재기구가 없다”며 “그래서 쫒겨 난 목사가 다른 교단을 만들어 활동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육 목사의 말처럼 개신교는 교황청·교구청이나 총무원을 중심으로 중앙집권화된 가톨릭이나 불교계와는 다르다. 거의 모든 교회가 교단에 소속되고 중앙 조직인 총회와 지역 조직인 노회 등을 두고 있지만 총회나 노회가 교회에 간섭하기 어렵고 교단 가입과 탈퇴가 상당히 자유롭다.

더욱이 수많은 교단이 난립하다 보니 교단들이 방침을 통일하기도 쉽지 않고, 개 교회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에 나설 수 없다. 예장통합 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소속 교회들에게 대면 예배 자제를 호소했지만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들이 나타난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에서 기인한다. 

교단에서 면직·제명 처리를 한다고 해도 교단을 차리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목회 활동을 원천 차단할 순 없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자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지난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자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4

같은 맥락으로 전 목사의 이단 규정 문제도 그렇다. 타 교단에서 이단 규정을 한다 하더라도 그가 소속된 교단이 있기에 사실상 활동의 제약은 크게 없다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신교회의 구조를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진단한다. 김 목사는 가톨릭의 중앙집권적인 권력에서 개혁을 외치고 나온 게 개신교”라며 “개신교의 핵심은 자율이기 때문에 현재의 제도를 쉽게 바꿀순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는 “예장에서 제명된 후 기장(기독교대한감리회)을 설립한 고(故) 김재준 목사 사례를 봐도 마찬가지”라며 “전 목사 사태의 경우, 아무리 타 교단에서 이단 규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가 속한 예장대신 교단의 판단이 제일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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