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감이 커지면서 국민도, 자영업자들도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를 지켜본 후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적극 검토 중이다. 3단계 격상을 시행하면 국민 건강과 안전, 경제와 사회 시스템이 얼어붙지만 질질 끌다 더 늦어버리면 확진자가 더 퍼지고 미국같이 대재앙이 올 수도 있다.

최근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광화문 도심 집회, 유흥시설, 각종 소모임, 직장 등을 고리로 빠르게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서 신규 확진자 3000명대 돌파는 지난 1월 24일 1번 확진자가 발생한 뒤로 8개월 만이다. 경로 확인이 어려운 확진자가 늘어나 누구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고 외부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 어디서든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 국민의 55.9% 이상이 감염 확산 조기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화에 대해 찬성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신규 확진자가 매일 수백명씩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3단계 격상을 늦춘다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모든 스포츠와 스포츠 관련 행사는 열 수 없다. 음식점이나 필수 산업시설, 거주 시설 정도만 영업을 할 수 있으나 이마저도 오후 9시 이후에는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은 원격수업 또는 휴업 체제로 전환된다. 공공기관의 경우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민간기업에도 재택근무가 권고된다.

이웃 국가인 대만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에 성공한 국가다. 코로나19 초기부터 강력한 외부유입 통제와 처벌로 누적 확진 사례를 500명 이하로 유지 중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2월엔 중국발 입국 차단, 격리 위반에 강한 처벌을 시행했다. 그 결과 대만 코로나 사망률은 1.5%로 전 세계평균 3.8%의 절반 이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방역에 성공한 모범적 케이스다. 최근 국내는 코로나가 진화를 거듭해 전파력이 6배 이상 높아진 데다, 파주 스타벅스 사례를 통해 가능성만 제기됐던 공기전파가 현실로 드러나 기존 방역지침도 다시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은 비교적 확산세를 잘 유지해 온 국가 중 하나지만 6월, 7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재유행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처럼 또다시 느슨하게 방역에 들어간다면 전국적으로 속출되고 있는 교회, 카페, 직장, 식당 등지에서 신규 집단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통제 가능선인 5%의 4배인 20%에 육박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여전히 식당과 카페 안에서는 카운터에 직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아예 벗고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PC방도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각지대다.

최근 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은 지금의 유행을 억제하지 못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금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국민적인 고통과 사회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실내외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다. 더 큰 대재앙을 막고 남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턱스크’가 아닌 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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