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다문화 중학생이 지난해보다 23.4% 늘었다. 최근 교육부 통계를 보면 다문화 학생 수는 가파른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초·중등학교 다문화 학생 수는 14만 7378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153명 늘었다. 출신 국적별로는 중국 32%(4만 7181명), 베트남 31.7%(4만 6683명), 필리핀 10.3%(1만 5140명), 일본 5.9%(8686명) 순이었다.

더불어 다문화 가정 고교생 10명 중 7명은 집단 괴롭힘을 당해도 외부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홀로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일부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삶의 만족도는 낮은 반면 우울감과 사회적 위축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의 유무가 다문화 청소년의 심리 건강 상태와 사회 적응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에선 외국인에 대한 혐오나 비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일부는 다문화 가정 세대들을 바라보며 상대방의 생김새, 피부색깔, 옷차림, 행동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특히 거주 중인 외국인노동자나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게 친절보다는 무관심, 편견을 가진다.

사전적 의미로 다문화가정은 서로 다른 인종의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중점으로 혼혈인가족 등으로 불리던 국제결혼가족의 새로운 개념이다. 서로 다른 인종의 부모가 만나 결혼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자녀는 무시받지 않고 한국사회에서 잘 적응해 나가야 한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살펴보면, 마주하고 포옹하고 편견 없이 미래를 우리와 함께 나아가고 있는가. 다문화가정 자녀는 우리 사회에 갈등을 가져올 낯선 대상 혹은 어울리기 힘든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여전히 크다.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정이라는 편견된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국민의 의식을 개선시키는 캠페인과 교육을 펼쳐야 한다. 제주도에만 82개국 출신 이상 3만 7000명 이상의 외국인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제주도 총인구수의 3.7%를 차지하고 있고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다양한 유형의 이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점점 확대돼 가고 있는 다문화가정이라는 타이틀을 수정하고 보완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다문화가정과 소통하는 협력적 수용은 기대하기 힘들다. 우선 그들을 가장 앞에서 대하는 공무원들의 의식개선이 먼저 시급해 보인다. 그들은 이미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상호존중에 기반한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함께 나아가는 안정적 성장과 신뢰가 있을 때 한국사회는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와 각 지자체는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가족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가족 및 자녀 교육, 상담, 통번역 및 정보제공, 역량강화지원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문화가족의 한국사회 조기적응과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전문적인 한국어교육, 가족교육, 성평등인권교육, 나눔 봉사단운영, 가족상담, 취업지원 등을 확대 실시해야 한다. 우선 한국인의 편협된 의식을 개선하고 다문화사회를 위한 복지와 교육시스템 혜택 제공, 취업진로 확대를 위한 인식변화에 초점을 맞춘 교양프로그램들이 보급돼야 한다. 초등학생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는 함께 성장하고 가족애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함께 역사문화탐방 프로그램 참여, 공교육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자녀성장을 위한 교육과 자녀양육을 위한 학부모 역량강화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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