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5

검찰, 휴가 연장 민원 관련 서버 기록 확보 중

보좌관 “서씨 부탁으로 문의 전화… 청탁 아냐”

국방부 민원실에 녹취파일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휴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15일 국방부를 전격 압수수색 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8개월이 넘도록 지연된 추 장관 아들 의혹 조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국방부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은 압수 대상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추 장관 측의 아들 휴가 연장 민원과 관련한 서버 기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4일 추 장관은 국방부 민원실 통화 여부에 대해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남편이 민원실에 전화했느냐는 질문에도 “주말부부여서 물어보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아울러 보좌관의 군부대 전화 사실 관련 질의를 받고 “보좌관에게 확인하고 싶지가 않다”며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보좌관 최씨도 14일 검찰에 “서 씨의 부탁을 받고 군부대에 전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씨는 “서씨의 부탁으로 군에 문의 전화를 한 것”이라며 “청탁은 결코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도 최씨와의 전화 사실은 인정하되 위법한 일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4

일각에서는 추 장관은 전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들과 친한 관계에 있는 보좌관이 군 부대에 알아서 전화를 했다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 한 언론은 국방부 민원실에 녹취파일과 대장 중에서 녹취파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이 국방부를 압수 수색을 한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원실 전화가 카투사 부대에는 어떻게 전달됐고 부대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밝혀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됐다.

검찰이 국방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자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일병과 보좌관이 가까운 사이고 선거운동 때부터 형 동생으로 지냈다”며 “(추 장관 아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보좌관에 부탁을 했거나 보좌관이 규정에 대한 문의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사슴이 말로 둔갑하는 전형적인 야당발 위록지마”라며 “대정부 질의에서 실체적 진실은 밝혀졌고 병가 휴가는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데 여당 지도부가 사실상 ‘상황 종료’를 선언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보좌관이 국회의원에게 상황 보고도 없이 중요한 사안을 독단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을 향해 장관 지키기가 국난 극복과 민생 안정보다 중요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의 노골적인 추 장관 편들기 행태가 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이라며 “장병 휴가연장이 전화, 메일, 카톡으로도 된다는 여당 원내대표의 궤변은 군 복무를 캠핑으로 바꿔 놨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대정부질문에서 “면담·부대 운영일지에 기록돼 있고 군은 투명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 군은 그런 것들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휴가 등 관련 서류들의 보존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미흡했던 게 있었던 점은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모두 보완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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