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금권선거 사태가 전·현직 대표회장 ‘힘겨루기’ 양상에서 한국교회 문제로 불거지며 공중파 방송에 보도가 됐다. 개신교 내에 드러나지 않았던 실태들이 밝혀지면서 한국교회 이미지는 추락하고 있다. 한기총 해체운동과 탈퇴, 개혁을 주장하는 개인, 단체, 교단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 내부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기총 사태를 바라보는 각각의 입장을 들어보며 대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기총 해체 논란
[단독 인터뷰] 금권선거 양심고백한 ‘김화경 목사’가 말하는 한국교계

▲ 김화경 목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지난 5일 SBS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에서는 ‘한기총 10당5락의 진실’이라는 주제로 한기총의 금권선거 문제를 고발했다. 방송 이후 <천지일보>는 한기총의 내막을 자세히 알고자 한기총 소속 김화경 목사와 만남을 가졌다.

11일 기자는 경기도에 위치한 시내산 기도원에서 한기총 제21회기 스포츠위원장을 맡았던 김화경 목사(53, 예장합동 본사랑교회)를 만났다. 그는 한기총 금권선거와 한국교회 문제점에 대해 알리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그는 길 목사 측에서 돈을 받았지만 양심고백을 통해 회개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그가 양심고백을 한 이후 주위에서는 “왜 이제 와서 양심고백을 하느냐. 50만 원만 줘서 열 받아서 그랬느냐”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고 성토했다.

김 목사는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면 양반이지, 이건 뭐 닭 잡아먹은 일이 없대. 이런 도둑놈의 XX들. ‘나는 닭하고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인지, ‘차라리 소고기를 먹지 닭고기는 쳐다 보지도 않는다’는 거랑 똑같다”며 관련 목회자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최근 SBS의 한기총 관련 방송 내용 중 홍재철 목사가 김 목사에 대해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며 돈을 건넨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과 관련해 “홍 목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당시 현장을 목격한 증인을 세워 고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홍 목사가 절대 자신을 모를 리 없다”며 결정적인 증거로 지난 1월 한반도복음화중앙협의회 주최로 연평도 주민을 위한 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민일보> 전면광고를 냈으며, 당시 광고에 홍 목사가 고문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반도복음화중앙협의회 대표회장이 김 목사였기 때문에 홍 목사가 김 목사를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또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전날까지도, 홍 목사가 한반도복음화중앙협의회 총재인 배진구 목사에게 “너하고 김화경 목사는 틀림없이 실행위원장 되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전화연락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표회장 선거 당일에는, 홍 목사가 김 목사를 3층에서 4층 화장실로 데리고 갈 때 세 명의 증인도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홍 목사는 김 목사를 데리고 4층으로 올라갈 때 계단까지 따라온 K목사에게 “넌 내려가 있어”라고 말해 내려 보냈고, 홍 목사가 자신을 4층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간 상황을 P목사, L장로가 목격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번 한기총 금권선거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현재 한기총 금권선거가 드러난 이상 길 목사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며 이를 계기로 깨끗한 선거문화가 한국교회에 흘러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현재 한기총에 있는 총무들이나 대의원을 모두 새롭게 교체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일반 사람들이 납득이 될 수 있는 상식적인 선에서 문제가 되는 이들은 바꿔야 한기총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땐 숨기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일반 사람들이 박수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번 한기총 사태가 한기총 해체만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기총의 실행위원 200여 명은 각 교단의 총무, 총회장, 교단의 실무를 담당하는 임원으로 구성돼 있어 결국 한국교계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한기총 뿐 아니라 합동 측 교단 내에서도 부장하나 뽑는데 출마비를 300만 원이나 낸다면서, 한국교계 전반이 부패했음을 토로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개혁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라며 “말로만 청산유수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과 말씀과 진리의 잣대 앞에 잘못이 드러나면 겸허히 수용하고 회개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 개혁을 위해 원로목사들도 한기총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원로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한기총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직전회장이나 한기총 대표회장은 2년 정도 투표권을 주고 물러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한기총 내 ‘고인 물’을 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명예회장들이 지금 말씀과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누가복음 8장처럼 귀신들려서 그렇다”고 한탄했다.

누가복음 8장에는 한 귀신들린 사람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시인하지만 정작 자신이 예수님과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는 내용이 나온다. 김 목사는 현재 한기총 명예회장들의 모습이 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김 목사는 교계 언론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그는 “교계 기자들도 교단 및 목사 중심으로 파가 갈라져, 진실을 그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한국교계 언론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기총 문제는 교회와 목사에 대한 신앙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정화 차원의 문제”라며 “언론의 힘이 무엇이냐. 펜의 힘으로 사실을 알림으로써 이 사회를 정화하고 바로 잡아가는 것이 언론의 목적과 존재 이유 아니냐”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목사는 한국 교회 문제 중 하나로 물질적 부흥만을 강조하는 세태도 비난하면서 “교회의 부흥은 물질적 부흥이 아닌 영적 부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보내신 자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요 6:29)’이며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는 성경 말씀을 들면서 성도들의 심령이 먼저 부흥하는 것이 진짜 교회 부흥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목사는 “실질적인 교회 개혁은 목회자 개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독교를 개독교라 하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며 “한국 교회 개혁은 사람의 능으로 되지 않고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인터뷰 내내 김 목사는 한기총 금권선거로 불거진 한국 교회의 부패상에 대한 한탄을 이어갔다. 또한 자신처럼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홀대 받는 교계와 교단지의 현실에도 가슴 아파했다.

김 목사가 용기를 내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호소한 것처럼 한국 교회가 진실한 회개와 변화의 길을 걷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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