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현장21>은 5일 오후 금권선거로 논란이 촉발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집중 조명했다. (SBS 제공)

한기총 금권선거 사태…개신교계 일부 단체 해체 주장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금권선거’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공중파 방송까지 전파를 타면서 개신교계에 일파만파로 파장이 번질 전망이다.

SBS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이하, SBS <현장21>은 5일 저녁 8시 50분 금권선거로 논란이 된 한기총의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SBS <현장21>은 길 목사로부터 논란이 된 ‘대통령 무릎기도’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잇단 금품 살포 주장 제기 의혹’ 등을 근거 삼아 한기총을 접근했다.

특히 SBS <현장21>은 “금품 살포를 폭로한 목사들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기총 선거에선 으레 ‘십당오락’(10억 뿌리면 당선되고 5억 뿌리면 떨어진다)이라는 말이 오간다고 실토했다”고 밝혔다.

SBS <현장21>은 지난 1월 20일 한기총 총회 영상을 보여주며 길자연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영상에서는 길자연 목사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갈라져 고성, 욕설, 폭력 등으로 불거진 총회 현장을 그대로 보여줬다.

SBS <현장21>은 당시 총회에서 의장이었던 이광선 목사와 인터뷰했다. 이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한기총 내 금권선거 풍토가 만연하다며 자신도 작년 대표회장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를 금권선거가 바탕이 됐다”고 폭로했다.

이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1차 출마할 때는 패배했지만, 내가 진흙탕에 다시 들어가서라도 꼭 대표회장이 되어 한기총을 새롭게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잘 안됐다”고 밝혔다.

SBS <현장21>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당시 금품을 전했다고 양심고백한 최요한 목사를 인터뷰 했다. 최 목사는 “제가 오전에 길 목사님한테 돈을 1000만 원을 받았는데 부족해서 5000만 원을 더 가져왔다”며 금권선거 시 사용한 액수를 정확히 언급했다.

이에 길 목사는 SBS <현장21>의 제작진의 질문에 돈 봉투를 전달한 것에 대해서는 홍 목사에게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고, 홍 목사는 “거짓말이다. 그 돈은 최 목사가 가지고 온 돈”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금권선거가 불거진 이유에는 정치적인 권력에 자극했다며 전문가들을 일제히 입을 모았다.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기총 대표회장 자리는) 한국교회 최후 명예직”이라며 “한기총에 가면 청와대 가서 식사할 수 있고, 대통령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한기총이 출범할 당시가 군사정권 시대였다”며 “기독교교회협의회(NCC)가 인권과 민주화를 강조하면서 군사정부의 정책에 대해 아주 날카로운 비판을 해 왔다. 정부가 이를 대신할 기독교계 조직을 만든 것이 한기총”이라고 주장했다.

손봉호(기윤실) 자문위원장은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 것은 상식과 교양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SBS <현장21>은 이런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한기총 사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법원은 길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과정에 하자가 있어 무효 결정을 내렸고, 급기야 직무정지를 내렸다.

또 교계 안팎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시민단체까지 나서 ‘한기총 해체운동’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기총에 가입된 회원단체 중 이미 ‘월드비전’은 탈퇴했다. 월드비전 측은 “한기총의 부도덕성을 거론하면서 한기총을 탈퇴하라는 문의가 많아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남아있는 한기총 회원단체 내부에서도 탈퇴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이 밖에 방송에서는 돈 문제가 연합단체인 한기총 내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에서도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서울 금호동의 모 교회 목사는 교인들이 낸 헌금 수천만 원을 자신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교인들에게 관리하도록 요청했다는 것이다. 결국 논란이 불거지자 문제의 목사는 13개월 목회정지를 받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3개월로 줄었다며 교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이에 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문제는 노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남 사무국장은 “노회가 모여 교단이 되고 교단이 연합단체를 형성한다”며 “이렇게 잘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을 목사들이 악용해서 교인들을 억압하고 있는 것이 교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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