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운동본부 이어 예장 통합도 탈퇴 예정
[천지일보=손선국 수습기자] 한기총 금권선거로 개신교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측이 한기총 탈퇴의 수순을 밟기로 했다.
예장 통합 측은 11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한기총 사태 해결과 교회갱신을 위한 예장목회자 참회기도회 및 공청회’를 통해 한기총 탈퇴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예장 통합 측 목회자들은 한기총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며 한기총이 해체된다 하더라도 또 다른 형태의 보수적 정치집단이 생길 것이라며 차라리 탈퇴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장헌권(광주서정교회 담임) 목사는 “그까짓 한기총쯤이야 하나님이 무너지게 하면 없어질 것”이라며 “문제는 우리(통합)부터 바뀌어야 한다. 탐심을 버리고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외쳤다.
또한 “한기총이 권력 중심의 기독교 국가로 만들려는 것이 문제였다”며 “기독교 국가가 아닌 정의와 평화가 가득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를 인용해 부패한 한기총에 대해 질타했다.
그는 “한기총은 가라. 말씀 알맹이만 남고 한기총은 가라 (중략) 향그런 주님의 피묻은 심장만 남고 그 모으든 껍데기는 가라”며 말씀의 본질은 없고 껍데기뿐인 한기총을 비판했다.
발제자들은 한기총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세속화되고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어 목사들을 보면 하나님을 믿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고백했다.
김형태(연동교회 원로, 전 총회장) 목사는 “불신자들이 목사나 장로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을 믿어야 될 텐데 믿지 못할 사람들이 믿으라 하니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며 오늘날 교계 지도자들의 믿음을 꼬집었다.
금영균(성덕교회 원로) 목사는 지난 5일 방영된 한기총 금권선거를 표현한 ‘10당 5락’을 다시 꺼내면서 예장 통합 측은 그것보다 심하다고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예장 통합의 총무직을 수행했던 금 목사는 “총회장 선거는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라며 “한기총 사태도 문제지만 우리도 진정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오늘날 교인들은 줄어드는데 목사만 자꾸 배출하니 ‘질이 저하된 목사’들만 늘고 있다”며 목사 수급문제를 지적했다.
예장 통합 측은 현재 경북노회(5일), 경안노회(6일)가 탈퇴를 결의한 데 이어 나머지 노회들도 한기총의 참여를 유보하고 한기총 관계인사들을 즉각 소환해 조만간 탈퇴의사를 밝힐 것을 이날 결의문을 통해 전했다.
공청회 사회를 본 유재무(강북노회) 목사는 “장기운동본부도 탈퇴했다. 탈퇴가 가속화돼 한기총에 충격을 줘야 한다”며 통합 측 탈퇴 결의가 속히 이루어질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