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관합동조사단 구성해 ‘박 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규명할 것”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진실규명과 관련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를 호소한 직원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며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여성단체, 인권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운영으로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겠다”며 “조사단의 구성과 운영방식, 일정 등에 대해선 여성단체 등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서울시는 피해 직원에 대한 2차 가해를 차단하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시는 피해 호소 직원의 신상을 보호하고 조직 내에서 신상공개 및 유포, 인신공격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공문 시한 조치를 한 바 있다”며 “2차 가해가 확인될 경우 징계 등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부서장도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호소 직원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실효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발한 고소인은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접수 직후부터 다음날인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진술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은 9일 오전 공관을 나섰으며, 10일 오전 0시 1분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전 시장의 영결식 후 고소인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시장이 무려 4년간이나 고소인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시장은 시장 집무실, 침실은 물론 퇴근 후에도 음란 문자 등으로 성추행을 했고, 부서 이동 후에도 개인적인 연락이 이어졌다고도 했다.

또한 피해자가 이런 고통을 감수하고 서울시 내부에 알렸지만 직원들이 모두 일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내부 직원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향해 “박 시장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거나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라며 당연한 듯한 반응까지 보여 “피해자가 더 이상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게 기자회견 당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의 발언이다.

한편 시 관계자는 피해 여성과 직접적인 접촉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시 차원에서 피해 여성의 신원을 확인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는 2차 가해를 우려해 관련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