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세계 환경의 날, ‘기후악당 코리아’를 생각한다
[환경칼럼] 세계 환경의 날, ‘기후악당 코리아’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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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 뉴딜을 ‘한국형 뉴딜’ 사업에 포함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기후악당’이라는 말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간 개발도상국으로서의 발전과정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허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 국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2000년 대비 2017년에 온실가스 배출량 47% 증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2010년 대비 18.5% 감축, 온실가스 주범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운영·신규로 7기 건설, 해외 석탄사업 투자 규모 세계 2위라는 ‘기후 악당’의 불명예를 피할 수 없는 부끄러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기후행동추적(CAT)이 세계 국가 중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미흡한 나라로 지목한 4개 나라에도 한국은 그 이름을 올렸다. 이 뿐 아니다. 최근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발표한 국가별 기후변화 대응지수(CCPI)에서도 한국은 조사 대상 60개국 중 57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후행동추적(CAT)’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제 기후변화 대응 수준은 중국, 일본 등과 함께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 등급이다. CAT는 “한국 정부의 탈석탄 정책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장기목표는 커녕 2030년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은 2030년까지, 전 세계 국가들은 2050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을 전면 폐지하게 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신재생 3020(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발전 20% 달성)’ 목표를 내걸고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석탄발전량 증가로 인한 CO₂배출량 증가율이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며,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연료 연소에 따른 CO₂배출 총량은 세계 7위를 차지했다. 특히 석탄 연소에 의한 CO₂배출량은 1990년 9천만t에서 2015년 3억 1천500만t으로 247.5%나 급증한 상태다. 개발도상국이 포함된 전세계 평균 증가율 75.1%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인 것이다.

이렇듯 국제적으로 눈총받는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문제이지만 국내에서는 늘 고용, 투자 등 성장 중심의 발전 패러다임의 과제에 밀린다.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인, 기업들의 대응은 아직도 미온적이기만 한 셈이다. 그러나 기후위기라는 뉴노멀(new-normal)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제성장만을 운운하며 당장 눈앞의 단기 이익만 따져서는 기후악당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더러 영원히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제사회에 제출해야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제대로 수립해 파리협정에서 정한 1.5℃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 출범 초에 발표했던 에너지전환정책 역시 이 정책을 뒷받침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법과 제도가 보완되고 완비돼야 한다. 또한 친환경 에너지사용을 확대하려면 발전원가가 싼 것부터 돌리는 원자력·석탄 중심의 경제급전(給電) 방식이 아니라 에너지원별 발전량 믹스에 초점을 맞춘 실질적인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환경운동가로 노벨상을 타기도 했던 미국의 전 부통령인 앨버트 고어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사업’에 대한 투자인 한국의 석탄금융 중단을 촉구한 바가 있다. 석탄금융이란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할 때 금융지원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한전 등이 동남아시아 등 외국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금융지원을 해오고 있다. 2018년 한전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주하고 금융공사가 보증을 선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에 인도네시아 주민들이 지난해 한국 법원에 금융지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한국을 찾아 시위를 벌이는 등 국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기후악당 코리아’는 불편한 진실이다. 고탄소 방출 국가라는 지적을 부정하고 외면할 게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시급히 극복해야 할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기왕에 추진하는 한국형 그린 뉴딜 사업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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