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을 살리는 길은 영주댐 해체뿐이다
[환경칼럼]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을 살리는 길은 영주댐 해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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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어린 시절 옛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는 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다. 그런데 동요로도 더 유명한 이 시에 묘사된 강변 풍경을 지금은 어디 가면 볼 수 있을까? 마땅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내성천에 가보시라. 소월이 강변 살자던 그 금모래 빛이 아직도 반짝이고 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 허리인 경북 봉화에서 발원해 영주를 거쳐 예천 삼강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소백산 줄기의 남쪽 기슭인 봉화군 선달산에서 발원한 강은 영주시의 중앙부를 관류하고, 다시 안동·문경을 거쳐 계속 남서쪽으로 흐르다 예천 용궁면 회룡포에서 낙동강 상류로 흘러든다.

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 모래밭이 가장 발달한 하천으로 유명하다. 상류 일부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하상이 모래로 돼 있으며, 강 옆으로 드넓은 모래밭을 형성하고 있다. 낙동강 본류에 모래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내성천은 아직까지 청정 자연이자 생태계의 보고이다. 내성천 맑은 물에는 내성천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 1급 물고기 흰수마자가 서식하며, 역시 멸종 위기종인 꼬마 물때새와 수달도 살고 있다. 보고된 포유류만도 26종이나 되며 양서파충류는 24종, 조류는 112종이나 확인됐다.

내성천은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경관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내성천 물길을 따라가면 육지 속 섬마을인 무섬마을의 예쁜 외나무다리도 건너고, 퇴계 선생이 꿈속에서 본 신선이 놀던 선몽대에도 오르며, 내성천 하룡이 휘감아 돌아 만든 물돌이 회룡포마을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천년고찰 부석사를 비롯해 풍기의 소수서원, 봉화의 닭실마을까지 지척에서 볼 수 있으며 무섬마을의 한옥고택에서 예천 용궁마을, 삼강나루터와 주막에 이르기까지 옛 선현들의 발자취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생태의 보고이자 자연문화유산인 내성천이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흐르는 강물은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맑은 물에는 녹조가 끼고, 빛나던 모래밭은 육화돼 덤불숲으로 바뀌고, 내성천에만 살던 멸종위기 1급 물고기 흰수마자는 사라지고,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는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다고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문화를 간직한 내성천이 겉보기와는 달리 중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상류에 위치한 영주댐 때문이다. 영주댐이 건설되고 흐르던 물이 댐에 갇히기 시작하면서 내성천은 급격히 쇠퇴하며 생태와 자연이 망가지고 있다. 4대강의 보처럼 영주댐은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댐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낙동강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한다는 목적 자체가 불필요한 계획이었다는 의미다. 댐 없이 그냥 두어도 내성천은 낙동강에 맑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잘 공급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물이 모래층을 통과해 낙동강에 흘러드는 내성천은 그 어떤 댐보다도 탁월한 담수 저장기능과 정화기능을 해오고 있었다.

더군다나 댐에 가둔 물에서 녹조가 창궐하고 악취가 끊이지 않아 오히려 댐 하류 낙동강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으니 본래 목적에 어긋날 뿐 아니라 존재의 의미 자체가 상실됐다. 결국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1조 1천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무리하게 건설한 영주댐은 그 목적과 기능을 수행하기는커녕 오히려 수많은 부작용을 초래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 목적이나 존재 가치가 완전히 상실됐을 뿐 아니라 내성천의 생태계와 수려한 자연경관까지 위협하고 있는 등 부작용이 매우 심각한 영주댐은 해체가 정답이다. 그동안 들인 돈이 아까워 해체 결정을 망설인다거나 끝까지 버티며 물을 채우고 댐을 유지하려는 그 어떤 구태의연한 시도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지금은 내성천이 잃어가는 자연성 회복을 위한 시급한 조치가 우선이다.

정부 당국은 즉각 영주댐 해체를 결정하고 내성천과 낙동강의 자연성 회복과 생태보전을 위해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성천에는 댐이 필요 없다. 오히려 영주댐 때문에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다.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은 막힘없이 흐르고 싶어 한다. 내성천을 살리는 길은 영주댐 해체가 해답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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