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한기총의 몰락? 어쩌다 이렇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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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뒤 구치소를 나서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뒤 구치소를 나서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0

‘명성 어디로’ 한기총 해체위기

 

금권선거 논란 후 성장 하락세

전광훈 목사 당선으로 ‘치명타’

 

극우 행보, 신성모독 논란까지

교인 대다수가 “공감 못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땐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단연합기구로서 보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였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젠 그 입지가 위태롭기 그지없어 보인다. 대표회장의 부재로 인해 한기총 내부 세력들이 나뉘어 대립하고 있고, 한기총 내 대형교단으로 꼽혔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마저 한기총을 떠났다. 일부에선 ‘한기총이 31년만에 소멸 수순을 밟고 있다’ ‘한기총의 몰락’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기총 해체설이 쏘아 올려진 것은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 자격이 법원에 의해 정지되면서부터다.

앞서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월 28일 전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전 목사가 선거권·의결권이 있는 10명의 회원에게 알리지 않고 제31차 한기총 총회를 소집한 것에 대해 위법하다고 고발했다. 법원은 이를 인정해 본안 소송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전 목사의 대표회장 자격을 정지시켰다.

이후 한기총 내부에선 한기총 키를 잡으려는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부총회장인 김창수 목사 측, 전 목사 측 세력 등 여러 세력이 대립하며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미 군소교단 연합체로 전락한 한기총 내에서 대형교단으로 꼽히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가 지난달 27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한기총에서 탈퇴할 것을 결의했다.

한기총은 최근 소속 단체나 회원들로부터 장기간 회비를 걷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사무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건물주로부터 사무실 반환 소송을 당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개신교 내에선 한기총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기총은 지난 1989년 해방 이후 친일 행적을 보였던 보수 장로교 목회자들을 주축으로 구성, 당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급성장했다. 1990년대는 자체집계 회원 수 1200만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한기총의 대명사가 된 10당5락(10억 주면 당선 5억 주면 낙선) 관련 보도. 지난 2011년 SBS ‘현장21’이 한기총의 금권선거 ‘10당5락’을 다룬 내용을 방영해 큰 파문이 일었다. 당시 선거로 길자연 목사가 17대 대표회장에 올랐다. (사진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한기총의 대명사가 된 10당5락(10억 주면 당선 5억 주면 낙선) 관련 보도. 지난 2011년 SBS ‘현장21’이 한기총의 금권선거 ‘10당5락’을 다룬 내용을 방영해 큰 파문이 일었다. 당시 선거로 길자연 목사가 17대 대표회장에 올랐다. (사진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지난 2011년 ‘10당 5락(10억 주면 당선 5억 주면 낙선)’이라는 한기총 대표회장의 금권선거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한기총은 비리를 둘러싼 내홍 을 겪으며 분열되기 시작했다. 2012년엔 한기총 내 이단논쟁으로 한교연(현 한국기독교총연합)이 대거 이탈하면서 회원이 536만명으로 급감했다. 2014년에는 한기총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탈퇴하면서 189만명으로 추락했다.

특히 최근엔 한기총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적나라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 개신교 단체의 조사 결과, 한기총에 속한 교직자 수는 전체 기독교의 3%(2850명)였다. 신자수도 3%(34만 9471명)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기총 소속 교단은 개신교 교단 중 18%(67개)이며, 교회는 21%(1만 7855개)였다.

한기총의 추락에 있어 결정타는 바로 전광훈 목사였다. 2019년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이후 한기총을 앞세워 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명의의 시국선언문을 내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고, 광화문광장에서 극우집회를 열고,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극우 성향의 교인들과 함께 농성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을 향한 도 넘은 막말과 욕설은 늘 논란이 됐다.

심지어 전 목사는 집회 중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신성모독으로 보여지는 발언을 해 교계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는 등 한기총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자 범투본 회원들과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자 범투본 회원들과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2

이러한 전 목사의 행보는 한기총뿐 아니라 개신교 전체의 위상을 떨어뜨렸단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개신교인 1000명과 비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결과에서 개신교인 64.4%가 전 목사가 기독교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여론이 나빠지자 당시 한기총에 남은 유일한 대형교단으로 꼽혔던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와 기독교한국침례회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언론 등에선 사실상 한기총이 껍데기만 남았다며 더 이상 교계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평가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기총 비대위가 향후 정치에서 멀어지고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쏟아지는 해체설과 위기론 속에서 한기총이 재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 목사는 법원의 직무 정지 결정에도 아랑곳없이 한기총 대표회장이란 직함을 내걸며 극우 결집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국민일보엔 ‘전광훈 목사의 종교 개혁을 위한 신학특강’이라는 내용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에 보면 전 목사는 6개월 과정의 선교학과를 운영한다면서 선교사, 장로, 안수집사, 집사의 경우 6개월 압축 훈련을 한 뒤 강도사 시험을 거쳐 목사 안수를 주겠다고 했다. (출처: 국민일보)
지난 1일 국민일보엔 ‘전광훈 목사의 종교 개혁을 위한 신학특강’이라는 내용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에 보면 전 목사는 6개월 과정의 선교학과를 운영한다면서 선교사, 장로, 안수집사, 집사의 경우 6개월 압축 훈련을 한 뒤 강도사 시험을 거쳐 목사 안수를 주겠다고 했다. (출처: 국민일보)

지난 1일 국민일보에 실린 ‘전광훈 목사의 종교 개혁을 위한 신학특강’이란 제목의 전면광고에서 전 목사는 “우리 대한민국도 주사파 선동과 문재인의 거짓 역사 왜곡에서 벗어나 올바른 역사관을 재정립하고 시대적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할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종교개혁이 이뤄져야 하므로 종교개혁을 위한 전 목사의 신학 특강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6개월 과정의 선교학과를 운영한다면서 선교사, 장로, 안수집사, 집사의 경우 6개월 압축 훈련을 한 뒤 강도사 시험을 거쳐 목사 안수를 주겠다고 했다. 우리나라 개신교계에서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보통 7년 정도의 전문 교육과 목회 훈련 등 최소 10년 정도 필요한 것에 비춰봤을 때 6개월이란 짧은 기간은 매우 파격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광고에서 목사 안수 후에는 광화문 이승만광장에 세워진 광야교회 교구 담당 목회자로 임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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