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기됐던 고2·중3·초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진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등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기됐던 고2·중3·초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진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등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7

초등 1학년, 총총 걸음으로 정문 도착

마스크 쓰고 부모 손잡고 학교 안으로

안내판·꼬깔 설치… 달라진 학교분위기

선생님 만난 아이들 “학교와서 좋아요”

학부모 “코로나19 사태 여전… 걱정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학교 와서 좋아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엄마 안녕.”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서울월곡초등학교 입구엔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총총 걸음으로 속속 도착했다.

정문에는 여느 개학과 같이 ‘기다렸습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렸다. 하지만 학교 현판 앞엔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신 분은 학교 방문을 제한합니다’라고 적힌 출입 안내문이 세워져 있어 코로나19 상황 중임을 알렸다.

운동장에는 정문부터 건물 입구까지 꼬깔이 설치됐다. 아이들은 등교하면서 꼬깔이 설치된 길을 따라 서로 간격을 두고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마스크를 쓴 교사는 아이들의 길을 안내하며 몇 반인지를 묻자, 한 아이는 “1학년 1반이예요”라고 씩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문에서 만난 선생님이 주는 손소독제, 건물 안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칸막이가 설치된 교실 책상, 마스크를 쓴 선생님들 등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학교 분위기에도 아이들은 집을 떠나 학교에 나온다는 현실과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였다.

하지만 들뜬 아이들과는 달리 학부모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처음으로 학교에 보낸다는 박모(40, 여)씨는 “아이가 집에만 있다 보니 많이 답답해했다”며 “아이는 오늘 학교 간다고 좋아하는데 솔직히 아직 코로나19 상황도 있고 보내는 엄마로선 걱정도 된다. 반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 손을 잡고 등굣길에 나선 민하나(40, 여)씨도 “아이가 너무 설래서 잠을 못잤다. 학교 가서 빨리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부디 아이가 이 코로나19 위험 속에서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기됐던 고2·중3·초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진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학부모와 마스크를 낀 채 입맞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기됐던 고2·중3·초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진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학부모와 마스크를 낀 채 입맞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7

월차를 쓰고 나와 아이를 등교시킨 이모(38, 여)씨는 “학교에 보내긴 하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여분으로 더 챙겨줬다. 아이들은 코로나19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아니고, 마스크도 부모님이 그냥 써야 한다고 하니까 쓰고 하는 것이 있는데 별일 없이 잘 있다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등교를 더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우모(35, 여)씨는 “아이들의 건강이 우선이니까 등교를 중지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어렵다면 체험학습 기간을 늘려주거나 원격 수업을 조금 더 활용하는 방법을 시행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 아이가 월요일, 수요일 이렇게 격일로 학교에 나오는데 다음번에는 체험학습을 사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걱정에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노지윤(36, 여)씨는 “코로나19로 학교를 보내는 아이도 걱정이고, 아이가 걸려서 집에 오면 생계도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격일로 등교한다니 걱정을 덜긴 했는데 그래도 불안해서 우리 아이는 급식을 하지 않고 하교하는 것으로 선생님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의 등교에 대해 먼저 학부모님들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서 등교 방식·절차 등을 결정했다”면서 “한 반에 20명이 넘지 않게 했고, 책상 간격도 다 조절했다. 어제까지 자가진단에 100% 참여했고 증상이 있는 아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등교 수업을 시작한 학교들은 여건에 따라 학년·학급별 격주제와 등교·원격 수업을 하루씩 번갈아 하는 격일제, 오전·오후반을 운영하는 2부제 등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고등학교는 등교 인원의 3분의 2,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3분의 1가량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N차 감염’ 등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일부 학교는 등교수업을 연기했다. 교육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서울 15개교, 경기 부천 251개교, 경북 185개교 등 총 451개교가 등교를 연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기됐던 고2·중3·초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진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기됐던 고2·중3·초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진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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