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4월 27일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다. 당시 두 남북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동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내용인 판문점선언을 세계만방에 알려 환호를 받았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남북대화의 문이 열리고 그 후 두 차례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한반도 평화의 새움을 틔우기 위해 후속 조치 합의 등으로 비핵화에 노력해왔다. 그에 힘입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제2차 북미회담 결렬 등 외부 사정에 의한 여의치 않은 덫에 걸려 남북 간 대화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문 채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판문점선언에 따른 후차적 추진이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자 간 회담 및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를 타개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지만 사정은 호전되지 않고 답보상태로 있다. 그렇게 2년을 보내는 사이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것은 남북미 정상 간 신뢰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4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한국 국민을 위해 위로 친서를 보내왔고, 문 대통령은 즉시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북한에 보내는 등 정상 간 신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 점이 문 대통령이 교착된 현 상황에 대해 반전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라 하겠다.

판문점선언 2년을 맞은 시점에서 문 대통령은 적극적인 제스처로 남북관계의 개선과 비핵화 모색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제2차 북미회담이 만들어낸 ‘하노이 노딜’ 후 남북미 3국간 공동 또는 단독 회담 등 공식적인 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기약 없는 북미대화를 기다리지 않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대화의 물꼬를 먼저 틔우고 나서 그 진전 위에 북미협상을 재개하는 방법의 선순환 구상으로 남북관계를 새로이 개선하겠다는 게 대북 전략인 것이다.

2년 전 4.27판문점선언 당시만 해도 우리국민이나 세계인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기대했고, 또 그렇게 되리라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관계가 순조롭게 가는 경우도 있지만 각기 사정이 복잡하고 셈법이 다르다보니 종합상황의 결정체로서 합일(合一)되기가 쉽지만은 않다. 현 상황에서 본다면 앞으로 다가올 미국 대선,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 코로나19사태의 진전 여부와 함께 최근 국제뉴스가 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건강 관련설 등은 변수로 작용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북미대화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찾는 게 아니라 선제적인 남북대화로 북미대화를 견인해야하는 노력 등은 계속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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