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도 임시 선별진료소 설치(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2일 서울 명동거리에 중구 보건소가 설치한 임시 선별 진료소가 운영 중이다.
도심에도 임시 선별진료소 설치(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2일 서울 명동거리에 중구 보건소가 설치한 임시 선별 진료소가 운영 중이다.

방역에 ‘구멍 숭숭 뚫린다’는 지적도

의료진 설득 끝에 검사한 사례도 있어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일부 보건소·선별진료소 등에서 여전히 자의적 기준으로 감염 의심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역감염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특히 경북과 대구지역은 여전히 신천지교회와 연관성을 절대 기준으로 삼고 검사를 시행하는 곳들이 종종 눈에 띈다. 대구의 경우 신천지교회 신도 검사는 마무리된 상태로, 이후 2·3차 감염이 이뤄진 신도 이외의 일반 확진자를 찾는 게 더 중요해진 상황인데도 말이다.

21일 네티즌들도 관련 사례를 거론하고 “언제까지 특정지역, 특정 종교, 해외 이력이나 확진자 접촉 여부만을 따질 것이냐”며 방역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당뇨병을 30년째 앓고 있다는 dus8****씨는 “최근 서울과 천안을 다녀온 후 기침, 두통, 목 아픔 등 증상이 생겨 1339에 전화하니 신천지냐, 대구를 갔느냐, 확진자랑 접촉이 있었느냐라고 묻더라”며 “그래서 ‘간적 없다’고 했고, 여기에 더해 ‘마주친 사람이 확진자인지 바이러스 보유자인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했더니 ‘그럼 가까운 병원가세요’라고 답하고 끊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성 기저질환도 있고 고(高)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인데도 이런 식으로 대응을 하는데 일반인에게는 오죽하겠느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디 abda****씨도 같은 사실을 전하고 “코로나19 검사받을 자격이 안되니 개인병원 가서 치료 받으라고 말했다”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꾸준히 무증상(무자각) 확진자가 늘고 있음에도, 증상 유무를 검사 시행 여부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확인됐다.

네티즌 atsj****씨는 “남편회사 직원 아내가 확진자라서 (보건소에) 연락했는데 14일 동안 증상 없으면 검사를 안한다고 했다”면서 “남편과 나와 아이 모두가 찜찜해 검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전달키 위한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 (제공: 스타벅스) ⓒ천지일보 2020.3.16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전달키 위한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 (제공: 스타벅스) ⓒ천지일보 2020.3.16

게다가 선별진료소가 만류했지만, 끝까지 설득해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도 나온다. 적극적으로 확진자를 걸러내야 하는 선별진료소와 검사의뢰자 간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실제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청도대남병원의 한 종사자는 지난 달 자가 격리 중 증상이 심해져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신천지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가 실랑이 끝에 검사를 받고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shin****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네티즌은 “질본의 답보다 31번 환자가 말한 것이 더 맞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고 일갈했다. 31번 환자도 당시 ‘이와 같은 식으로 검사를 받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의심이 되면 의사의 판단 하에 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사례정의 범위를 확대하고 개정했지만 실제적으로는 여전히 검사 기준을 신천지와 해외여행, 확진자 접촉 여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설치된 ‘선별 진료소’는 응급실 외부 또는 의료기관과 별도로 분리된 진료시설로 감염증 의심증상자가 응급실 또는 의료기관 출입 이전에 진료를 받도록 하는 공간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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