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해제 대구 신도들, 모임 금지에도 다시 ‘삼삼오오’’라는 제목의 채널A 뉴스 화면. (출처: 채널A 뉴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격리해제 대구 신도들, 모임 금지에도 다시 ‘삼삼오오’’라는 제목의 채널A 뉴스 화면. (출처: 채널A 뉴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채널A “신천지 신도 3명 모여” 보도

확인결과, 개인회사 사장·직원·사장아들

평소 이용하던 식당, 모임 장소로 ‘오보’

사장 A씨 “채널A, ‘거짓’ 만들어 방송”

“취재했던 기자와 통화도 안 돼” 분노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대구교회 신도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 하지만 천지일보가 확인한 결과, 해당 보도는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닌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였음이 드러났다.

앞서 ‘채널A’는 지난 12일 ‘격리해제 대구 신도들, 모임 금지에도 다시 ‘삼삼오오’’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했다.

채널A는 해당 뉴스를 통해 “대구시민들 불안한 마음이 큰데, 벌써부터 신천지 신도들끼리 삼삼오오 모이는 만남은 진행되고 있었다”며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의 한 건물을 취재한 내용을 전했다.

당시 채널A 기자가 취재한 장소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시설이 아닌 병원의료기 유통업에 종사하는 신천지 신도의 개인 사무실이었다. 하지만 채널A는 신천지 관련 시설로써 폐쇄된 장소를 촬영한 뒤 ‘바로 건너편 사무실’이라고 표현하며 마치 신천지와 관련한 시설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보도를 했다.

이어 해당 사무실에 “남성 3명이 모였다”며 “이들은 모두 신천지 신도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지일보의 취재 결과, 해당 사무실에 모였던 남성 3명은 채널A 기자가 인터뷰한 병원의료기 유통업계 회사 사장과 직원, 회사 사장의 아들로 확인됐다. 심지어 사장의 아들은 신천지 신도도 아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회사에 출근해 있었던 것을 마치 신천지 신도들이 모여 종교적인 모임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또한 채널A는 해당 사무실 인근에 있는 식당을 취재하고 나서 식당에서 신천지 신도들의 모임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 또한 신천지 신도들이 모임을 목적으로 한 장소가 아니라 유통업계 회사 사장과 직원 등이 평소에도 자주 이용하던 식당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채널A는 뉴스를 통해 “파악된 신천지 시설은 줄줄이 폐쇄됐지만 일부 신도들의 집이나 상점에서 모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채널A 기자와 대화를 나눴던 유통업계 회사 사장 A씨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채널A가 ‘거짓’을 가지고 방송했다”며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에 나온 식당 이용과 관련해 “평소 자주 이용하는 식당이다 보니 서로 잘 알고 지낸다”며 “식당 전기기기 등이 고장 나 몇 번 고쳐주고 난 뒤 식당 사람들이 고마운 마음에 대접해준 음식을 먹었을 뿐인데, 무슨 모임을 했다는 식으로 방송에 나온 걸 보고 황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채널A에 연락해 취재한 기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번호까지 남겼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기자가 제대로 된 사실을 보도해야지 왜 있지도 않은 걸 가지고 거짓을 만들어 방송에 내보내는지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교회 관계자는 “사실에 입각해 진실을 전해야할 언론이 오히려 사실과 다른,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시민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며 “이런 언론의 행태는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신천지 교인에 대한 오해를 남겨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한 2차 피해까지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널A는 대구교회에 ‘신도들이 모이고 있다’는 취재에 대한 확인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심지어 대구교회가 채널A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일방적인 언론의 주장에 입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앞서 신천지본부는 신천지 신도들에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기까지 모든 모임을 중단하라는 공지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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