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 공영CCTV에 진르관주(今日關注:Today Focus)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매일 그날의 핫이슈를 대담형식으로 전해준다. 앵커가 대담 상대자를 스튜디오에 초청해 진행한다. 요 며칠 사이에는 하루에 3∼4개 나라를 현지 특파원 형식으로 연결해 각국의 코로나19 방역상황을 직접 보도했다. 도쿄, 모스크바, 워싱턴 등이 라이브(Live)로 연결돼 방송에 나왔다.

지난 금요일에는 서울, 테헤란, 로마가 직접 연결돼 보도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한결 같은 포맷(Format)으로 먼저 각국 그날의 방역과 전파, 확진, 사망자수를 분석 없이 사실대로 보도하고, 동시에 특파원 보도가 끝나기 전에 앵커가 공통된 질문을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중국의 경험을 어떻게 각국이 적용하고 있는지? 본국에서 “중국도 어려운데 왜 외국을 도와주는지”라는 네티즌들의 비판적 여론도 있다. 각국 현지의 반응이 어떤지 물어본다. 공통된 특파원들의 답변이 있다. 중국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마이크를 스튜디오로 옮겨 현장 출연자에게도 질문한다. “중국이 세계를 돕는 것은 대국의 자세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인류 공동의 적이다.” 이태리에 방역전문가와 31톤에 달하는 물자 지원 내용도 알려준다. 이란은 중국이 체육관에 2∼3미터 떨어지게 만들어 놓고 환자를 치료한 중국식 병원을 만들어 짓기도 했다고, 화면과 함께 알려준다. 그러면서 점잖게 “인류는 공동체”라고 하면서 오히려 각국이 중국이 성공하고 있는 방역총력전 경험을 얻고자 하니 전해주고 있다고 한다.

자화자찬과 자신감이 하늘을 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 공산당을 이끄는 시진핑이 이제는 각 매체에 등장한다. 10일에는 발원지 우한을 전격 방문한 소식이 저녁 TV뉴스에 나왔다. 수행원들과 2∼3미터 거리를 두고 아파트 단지도 돌아본다. 주민들을 한국의 아파트 관리사무소 같은 곳 앞에, 거리를 두고 의자에 앉혀 놓고 민의도 청취하고 본인의 의견도 전하는 장면이 나왔다. 현지 공무원 주민들을 격려하고, 방역 전쟁을 승화시키고 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과시하는 것이다. 이제는 슬슬 각 분야 조업을 재개하고, 인구 이동도 통제를 느슨하게 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향후 대책으로 황제가 다녀갔으니 피해지역에 대대적 보상을 나누어주는 정책들이 나올 것이다. 경기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고 SOC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일어날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정치국 회의에서 이미 7개 신 SOC투자 대상을 확정 했다. 5G건설, 특고압설비, 고속철도와 지하철 건설, 전기차 충전소, 빅테이터 센터, 공업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해당된다, 그 뒤를 이어 중국 경제 살리기를 위해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7개성 정부가 중국 돈 25조 위안, 한화로 4250조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경제 자원을 총 동원해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의 4조 위안을 훨씬 초과하는 돈 폭탄을 터트리겠다는 것이다. 7개성 외에도 각성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금년 초 투자 계획까지 합치면 34조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는 세계최고 경제 대국 미국의 금년 예산이 1조 1000억 달러인데, 중국이 발표한 25조 위안을 달러로 환산하면 4조 달러니 중국의 투자 계획이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가 아닌가.

중국의 경기 부양정책이 단기적으로 한국에는 긍정적이다. 그런데 전제가 있다. 한국도 상응하는 부양정책을 써야한다. 중기적으로 중국의 부양성공은 부정적인 인플레를 만들어 내기도 하겠지만, 미래 먹거리 산업 분야와 국제적 경쟁력을 더욱 갖추는 전기차, 인공지능의 분야는 한국과 더 거리를 만들어 내는 굳히기 정책이 되니 마음이 편치 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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