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이 26일 밤 전격적으로 공지했다. 국가이민관리국과 외교부가 동시에 총대를 메고 발표를 한 것이다. 28일 0시부터 “외국인 거류증과 중국 출입에 있어 유효한 비자가 있어도 외국인은 중국에 들어 올 수 없다.” 이 보도와 내용을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과연 중국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서구 발전된 민주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가히 폭력적 발상이다.

4만 3천여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있지 않느냐 라는 문제 제기는 은폐만 하려고 하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부터는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던 참에 사실상 국경 봉쇄를 상기와 같이 일방적으로 내외에 알린 것이다.인류역사상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유행병을 만연시키고 자기만 살겠다고 국경을 완전히 걸어 잠가버린 것이나 다름 아니다.

당장 주변에 있는 지인부터 비판에 가세한다. 중국에 유학중인 이 학생은 지난 12월 겨울방학에 한국에 방학을 이용해 들어와 있었다. 귀국 전 1년 단위로 연장되는 유학생 복수비자를 받았다. 물론 외국인 거류허가증을 금년 2월 말부터 내년 2월 하순까지 받아놓고 방학을 고국에서 모처럼 누려보겠다고 들어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외국인 거류증과 복수비자를 받기위해 미리 1년 치 학비를 납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2월 말에 중국으로가 유학을 이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는 상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해 들어오지 말라는 문자통보를 받고, 대기하던 중 아예 중국이 세계를 향해 문을 닫아버린다고 하는 보도를 언론을 통해 확인하고 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전에 개별적으로 알려준 내용은 1도 없다고 한다. 중국 발표대로 이제는 중국 전역이 안정돼 2주간 격리를 당해도, 유학생이고 모든 것이 준비됐으니, 중국 현지에 가서 그래도 직접 겪으면서 학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개인적 중국어 실력을 제고 시키려고 했는데, 잘못하다가 1학기가 그냥 다 하염없이 지나버리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탄하는 모습이 선하다.

급기야 한국 외교부도 너무 한다고 생각했는지 중국대사를 조치했다. 김건 외교부 차관보가 만났다. 일본이 일방적으로 한국 사람을 사전 통보 없이 격리 시킨 것에 항의하듯이 중국 대사를 불러들인 것이다. 외교부청사에 나타난 중국대사는 당당하게 말한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는 27일 “중한 간에 왕래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단절되지 않았다. 한국 분들이 필요하면 중국 대사관, 총영사관 등에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계속 협력하고 도와 드리겠다”며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이어간다. “우리는 주로 경제계 인사, 과학기술 교류, 이런 것을 보장해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개국 정상화상회의에서 말한 내용과 유사하다. 그래도 외교관의 센스는 있었는지 주재국 최고 책임자의 말에 동의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미국에도 이제는 대드는데 한국이 안중에 있을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