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천지일보 2020.2.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천지일보 2020.2.28

 

지난달 18일 “비례 정당은 가짜 정당”

임미리 고발 등으로 중도층 이반

당 내부서도 반발… 창당 어려울 전망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비례 정당용 위성 정당 창당 검토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비례 정당에 대해 “한마디로 가짜정당”이라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명분을 만들어 (창당을 진행하면) 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다만 이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례 정당 창당이 실익도 없고 명분마저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비례 정당의 창당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민주당은 다른 방식의 선거 연대를 통한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1일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들이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송부받고 이와 관련한 협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자당을 포함한 거대양당에 불리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후에도 비례 의석을 양보한 대신 지역구에서 승리하면 된다며 자신이 있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행위(비례 정당 창당)는 선거법의 개혁 취지에 반하는 행위다. 위성 정당은 좋게 얘기한 것”이라며 “위성 정당이 아닌 위장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18일 이인영 원내대표도 미래한국당에 대해 명백한 가짜정당이라고 평가하면서 “국민이 백신이 되어 미래한국당의 정치파괴행위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정부‧여당의 잇따른 실언‧실책과 다른 악재들이 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에서 야심차게 영입한 인재인 원종건씨의 ‘미투’ 의혹과 총선에서 금태섭 의원에게 정면 도전장을 내던진 김남국 변호사가 불을 지핀 ‘조국 수호 선거’ 논란, 임미리 고려대 교수의 비판 칼럼 고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독단적인 행보 등이 중도층과 청년층 민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방역으로 국회가 일시 폐쇄됐던 지난달 25일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의 ‘TK 봉쇄조치’ 발언과 26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코로나19 확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발언은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의 지지율이 감소하는 등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될 수 없다는 우려와 함께 미래통합당이 주장하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8

여기에 지난달 28일 중앙일보가 당 핵심 인사들이 26일 만찬을 하면서 비례대표 위성 정당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하면서 위성 정당 모의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저는 처음부터 비례민주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우리가 연비제를 패스트트랙으로 통과시키고, 이를 악용하는 비례 한국당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을 했다”면서도 “저는 그때도 비공식적으로 당의 몇 분에게 ‘드론형 비례당’을 만들겠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례 정당 창당 논의와 관련,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수구세력의 꼼수에 꼼수로 맞대응하는 것은 개혁 입법 대의를 훼손하고 개혁진보 세력이 공멸하는 길이며, 참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생당 김정현 대변인도 논평에서 “비례 위성 정당을 공식적으로 만들고 면피용으로 이름을 바꾼 자유한국당보다 더 나쁘고 비열하다”며 “앞에서는 정치개혁을 이야기하고 뒷구멍으로는 꼼수 궁리라니, 이게 집권 여당이 할 일인가”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비례정당 창당 모의 의혹에 대해 “우리가 직접 창당해서 대응하는 건 지금은 가능하지도 않고 그런 논의를 한 적은 분명히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최근 친여 성향 외곽 세력들의 정당 창당이 이어지면서 비례 위성 정당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은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고,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무소속의 손혜원 의원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비례 정당 창당을 언급한 바 있어 한동안 갑론을박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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