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쟁’과 ‘트로이의 목마’가 된 스포츠
[스포츠 속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쟁’과 ‘트로이의 목마’가 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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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요즘 언론 보도만 보면 공포에 질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을 매일 새롭게 듣기 때문이다. 확진 환자가 전국적으로 퍼져 누구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더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일 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길거리의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하고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옆에서 조그만 기침 소리만 들려도 평소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사람대 사람으로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나 회의에 참석하기가 아주 껄끄러운 느낌이다. 지인의 경조사에 참석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주말 친척 분이 돌아가신 장례식에 문상을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장례식을 갈 수 없다고 전한 이가 있었다고 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인해 스포츠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남녀 프로농구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고, 프로축구도 오는 3월 개막 일정을 무기 연기했다. 프로스포츠 뿐 아니라 탁구, 핸드볼 등 아마 스포츠도 연기 또는 중단 등을 연이어 결정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스포츠가 ‘개점 휴업’ 상태이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대중들이 모이는 스포츠 대회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정당한 대처이다. 스포츠 대회를 매개로 전염병이 퍼져나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 큰 공포를 각인한 바이러스는 산업화, 과학화와 더불어 더욱 전파가 쉬워지는 형태로 진화했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에서 여러 병원균자체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면서 질병도 변화했는데, 산업혁명에 이어 세계화로 인해 더욱 병원균 진화가 아주 복잡하고 빠르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제러미 다이아몬드의 베스트셀러 ‘총균쇠’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산업혁명을 통해 대량 생산체제를 이뤄낸 서양 각국은 세계화라는 명분으로 총, 쇠와 함께 여러 병균으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후진 문명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이 책은 주장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진화된 여러 병균이 비행기를 타고 과거 무역선보다 월등히 빠르게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졌다.

현대 스포츠는 산업 사회의 구조물이자 생산물이다. 영국의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도시화,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며 농촌에서 유입되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현대 스포츠는 과학화, 합리화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건강과 유희를 위하여 산업혁명을 먼저 성공한 영국에서 탄생했으며 점차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스포츠는 ‘건강’을 확실히 고양시키는 가치를 내세워 발전을 해왔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건강이 보편적으로 위협을 받는다면 스포츠도 실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가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는 공공지대이다. 운동 경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끼며 삶의 활력소를 얻는다. 하지만 전염병이 확산되면 스포츠가 악재가 될 수 있다. 누구도 알 지 못하게 ‘다중 접촉’으로 하루밤 사이에 ‘트로이의 목마’로 변해 전염병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은 위험지대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스포츠 중단 사태를 맞이했지만 앞으로도 세상이 진화하는 한 새로운 위험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코로나 사태의 값진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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