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청도=송해인 기자] 청도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20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DB
청도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DB

대구시민 청와대 국민청원해 억울함 호소

보건소 권고 따랐지만… 미열→폐렴 확진

신천지 관련 없으면 본인부담 ‘17만5천원’

대구시장 “교인 협조로 신천지 많은 확진”

일부 언론 시민에 신천지 비방 인터뷰 요청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검사 대상이 신천지 교인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확진자 또한 주된 검사 대상자인 이들에게 몰려서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픔니다’라는 제목을 청원이 올라왔다.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검토중인 해당 청원의 글쓴이는 자신의 건강이 단순히 미열에서 폐렴으로까지 심각해진 과정을 현 대구의 상황과 더불어 설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원인 A씨는 “지금 대구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준다. 선별진료소에 가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부담으로 17만 5000원을 부담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저는 보건소에서 알려준 매뉴얼대로 (자가격리하며) 5일을 행동하다 이 지경(폐렴)까지 왔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도움을 청한다”고 밝혔다.

청원글에 따르면 한 집안의 가장인 A씨는 최근 2주간 인근 마트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애들과 함께 지냈다. 그러다가 지난주 19일부터 기침과 미열이 있었고, 21일 남구보건소에 전화 걸어 상황을 얘기했다.

하지만 보건소에서는 신천지(교인)와 해외여행지가 아니니 집에서 자가격리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열은 계속됐고 보건소에 전화를 했으나 답은 그대로였다.

그는 지난 25일 저녁부터 열이 38도로 올랐고, 26일 오전에는 39도까지 올라서 선별 진료소를 가려고 준비하다 갑자기 쓰러졌다. 결국 A씨는 119 구급차를 타고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도착해 검사를 받았다. 호흡이 힘들다고 했고, 이어 폐 사진을 찍었는데 왼쪽폐가 폐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폐렴에 걸려서야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픔니다’라는 제목의 글.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천지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픔니다’라는 제목의 글.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천지일보

“내가 코로나로 죽으면 우리가족은 누가 지켜주냐”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는 “지금 대구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환자들은 집에 자가격리 하라고 한다”며 “저는 보건소에서 알려준 매뉴얼대로 5일을 행동하다 이 지경(폐렴)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검사, 본인부담 17만 5000원’과 관련해 “돈이 없는 노인들은 진료비 17만 5000원을 내라고 하니 거의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저도 17만 5000원을 내고 (검사 받았고) 폐렴진단이 나오니 환불해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신천지 교인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정부가 신천지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신천지 교인이 아닌 시민의 경우엔 검사를 제대로 안해주기 때문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3일 언론브리핑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이렇게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것은 신천지 교인들이 지금 검체 검사에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대구시민뿐 아니라 신천지 교인 자신들을 위해서 검체, 입원치료, 자가격리 등에 협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핵심 피해자인 신천지가 오히려 확산의 책임의 주범으로 비춰지며 비난의 화살이 거세지는 이유에는 일부 편향된 언론의 역할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M방송사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받으며 신천지에 대한 악의적인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구시에 거주하는 B씨는 대구시 MBC네거리를 지나다가 M방송사 취재진이 “대구 봉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해왔다고 했다.

B씨는 평소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이를 평이하다고 느꼈던 것인지 M방송사 취재진은 그에게 “신천지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거나 정부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황당함을 느낀 그는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고 거절하며 자리를 피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8일 이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옆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2.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옆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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