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이 50일이 채 남지 않은 시기에 뜻하지 않게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려 나라 안이 온통 시끄럽고 총선 일정에도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후보자 확정이 바쁜 정당에서는 공천자 면접, 확정 등 자체 계획표 시간에 맞춰 이행할 테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전국의 2300여명의 예비 후보들은 대면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개문 휴업상태다. 지역구에서 이름이 알려진 정치인들이야 다소 느긋하겠지만 첫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신인들은 발이 봉쇄돼있으니 마음이 착잡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하자’는 말까지 새어나오기도 한다.

총선이 연기되려면 현재 최대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이 앞으로 얼마나 진척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정부가 확산방지 및 확진자 치료에 적극 대처해 안심단계로 들어서면 계획대로 오는 4월 15일에 총선이 실시되겠지만, 불행하게도 확산돼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총선 일자 변경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총선 연기와 관련해서는 여당 득표력 등을 따져 현행대로 하는 게 유리하다면 아마 총선 연기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코로나19가 가져다줄 총선 득표 여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바, 그 이유는 두 가지에서다. 하나는 코로나19 정국에서 정부의 선제적 조치 등 초동 대처가 안일했고, 위기단계에서 뒤늦게 심각단계로 격상해 그 사이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국민 불안이 커진 실정이다. 그것이 정부 방역대응 실패로 이어져 총선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두려움이다. 또 하나는 개정된 선거제도인 준연동형 비례대표를 염두에 두고 제1야당이 위성 정당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던바, 민주당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정당이 없으니 그로 인해 4.15총선에서 제1야당권에 의석이 뒤떨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그것인데, 여권 일부에서는 비례대표만을 위한 정당을 만들자는 말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미래한국당 창당이 헌법정신과 연동형비례대표제로 개선된 선거제에 반한다며 강하게 비난을 퍼부었고, 지금도 태어나선 안 될 정당이라고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당 대표나 이인영 원내대표는 독자적인 비례정당 창당에는 부정적이다. 그렇지만 여권 내 일부 강성 친문에서는 패싸움은 이기고 봐야 된다며 “관병이 안 되면 민병대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성화가 대단한바, 민주당 원내대표도 솔깃해 그 뜻에 호응하는지 그 태동을 ‘의병(義兵)’이라 칭하고 나섰다. 제1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으니 여당도 ‘의병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비례대표를 목적으로 하는 미래한국당에 대해서는 온갖 독설을 퍼붓더니만 지금은 ‘의병 정당’ ‘민병 정당’하면서 오직 총선 승리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코로나19 정국이 영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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