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한 꽃집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한 꽃집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2.7

기업, 행사 연달아 취소·연기

학교도 졸업·입학식 등 취소

“신종 코로나 여파 매우 커”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신종 코로나 때문에 기업에서 행사가 취소된 바람에 만들어놓은 꽃다발까지 다 폐기하게 생겼어요. 지금 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7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빌딩 곳곳에 있는 꽃집에서 만난 상인들의 표정엔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행사를 연달아 취소하고, 초·중·고·대학교에선 졸업과 입학식을 취소하거나 대체했기 때문이다.

종각역 근처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양영주(가명, 50, 여)씨는 “여기는 광화문 근처라서 아무래도 학교 보다는 기업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왔었다”며 “매번 기업행사에 들어가는 꽃다발 주문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이번에 기업들이 행사를 연기하면서 다 취소된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면서 “꽃의 특성상 오래두면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팔지 못하고 남은 꽃은 다 없애야 한다”며 “이번 주에 판매할 꽃을 지난주에 미리 받아놨는데 산다는 문의도 없고 들어온 문의마저도 다 취소돼 굉장히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신종코로나가 소매상뿐 아니라 화훼업계 전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는 양씨는 “농장에서 꽃을 재배하는 분들이 잘 안 팔리다보니 가격을 내려서 판매하고 있다”며 “중간 경매하는 사람에게 까지 가면 도미노 현상처럼 가격이 올라가니 원가로 경매를 했는데 굉장히 타격이 크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농장들이 50단씩 내놨는데, 중간도매업자들이 5단씩만 가져갔다. 한단이 10송이 인데 그 정도는 소매상에서도 갖다놓는 양”이라며 “5단을 경매 받았다는 것은 이쪽업계에서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경기에 대해서도 언급하던 그는 “경기가 좋아질 만하면 김영란법이 생겨서 타격이 오고, (신종코로나까지) 자연재해처럼 이렇게 터지다 보니 다 같이 밑으로 꺼지는 느낌”이라며 “옛날에는 직원도 두고 일했지만 수입이 좋지 않다보니 이젠 혼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한 꽃집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한 꽃집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2.7

근처 꽃을 파는 상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광화문 근처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영주(가명, 38, 여)씨는 “졸업시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졸업식을 취소하면서 타격이 매우 크다”며 “학교 근처가 아니라도 졸업식 꽃다발은 많이 사러 오는데,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교마다 다르지만 코스모스 졸업을 하거나, 졸업자체를 안한다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꽃이 제일 잘 나가야 하는 이 대목에 이런 일이 생기니 앞으로 1년이 걱정된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또 다른 꽃집 주인인 김민주(가명, 55, 여)씨는 “학교가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꽃을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없다”며 “꽃다발을 다 만들어 놨는데 기업에서는 행사를 다 취소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광화문 근처에 있는 꽃집들은 회사 간에 거래를 많이 하니 꽃다발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화분)들이 나가기도 한다”며 “꽃만 갖고 장사를 한다면 지금 같은 상황엔 문을 닫아야할 정도인데, 대체 꽃은 무슨 죄냐”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인근 초등학교는 확산을 막기 위해 휴업에 들어가거나,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 19번째 감염자가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송파구 인근 유치원과 초등학교 20여곳 역시 이날 문을 닫았다.

대학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대학은 이달 중순에 하기로 했던 졸업식을 취소하거나 행사 참석인원을 축소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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