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通] 중·미 1차 무역서명 박수 친다
[중국通] 중·미 1차 무역서명 박수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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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그렇게 말도 많았다. 세계를 크게 봐서 23개월 동안 들었다 놓았다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적 휴식기를 갖게 됐다. 1월 15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간에 서명된 1단계 합의는 언제고 다시 재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지 하면서도, 두 인물이 상징하듯 어쩔 수없이 합의 해야만 하는 코너에 몰린 양국이, 미국의 보다 적극적이었던 이벤트에 협조하면서 1막을 내린 것이다.

합의된 내용도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공교롭게도 당일 트럼프의 탄핵안이 하원에서 상원으로 넘겨지는 분명한 뉴스거리가 있었다. 뉴스는 더 큰 뉴스로 덮는다는 말과 같이 트럼프가 중국 대표단을 병풍으로 치고 300여명을 서명장에 참석시켜 세기의 뉴스거리를 만들고 본인의 탄핵안에 대한 미국 내 언급을 한방에 잠수 시켰다. 진정 트럼프다운 연출 능력을 다시 한번보지 않을 수 없었던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뭐가 그렇게 급했던지 미국을 대표해서는 대통령 트럼프가 나왔는데 중국을 대표한 시진핑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한참 낮은 경제 분야 부총리가 중국을 대표해 서명을 했으니,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면에서 중국의 체면과 명분을 획득해준 꼴이 되기도 하다.

중국 측 입장에서는 장차 발생할 수밖에 없는 충돌에서 자국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서명하지 않았으니, 언제고 핑계대고 시간을 끌 수 있는 틈새를 확보해 놓은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금번 서명에는, 예를 들어 기술이전 강요 금지라든지 지적 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강제적 법률규정이 없기에 중국기술굴기를 위해 중국내에 들어가 기업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게 예전보다는 덜 하겠지만, 보이지 않게 기술이전 요구를 암암리에 각종 행정조치와 중국 특유의 테크닉을 발휘해 기술 탈취가 지속 될 수밖에 없는 불씨를 남기고 있다. 향후 2000억 달러 한화로 232조에 해당하는 미국상품을 중국이 더 산다는 내용이 있다. 사실 중국이 제조업의 최고 국가가가 된 것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데,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살 수 있을까? 비판적 입장에서는 의문이 든다. 미국의 마트까지도 다 점령하다 시피 한 중국인데 말이다.

그나마 중국은 그동안 계속 늘려서 수입해야만 했던 대두나 소고기 등 농산품들을 더 많이 사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것도 트럼프의 확고한 지지기반인 팜벨트 지역의 농산물이 될 것이 자명하다. 11월 3일 트럼프는 재선을 위해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하고, 여론에서 외교성과문제나 국내에서의 탄핵 분위기 등 집중포화를 피해가고 반전을 꾀해야 했다. 그러기에 그렇게 위대하다고 했던 1차 합의는 시진핑과 했어야 맞는데, 류허와 서명해야 하는 불가피성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 발맞추어 미국인들 80% 자산이 주식인데 주식시장도 계속 올라가는 동인을 제공해 주고 있으니, 표면적으로는 자화자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물론 상응해서 중국에게 관세도 15%에서 7.5%로 깎아주는 조치도 취했고 2단계협의를 통해 남은 과제는 부단히 논의하기로 했다. 봉합이라는 단어가 맞지만 한국에게는 그나마 희소식이다.

중국이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시장에 상품을 수출 할 때 한국의 중간재를 많이 사용하니 2년간 위축된 한국의 무역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브라질 같은 경우는 중국이 수입을 다량으로 해 갔던 농산물들이 미국으로 전이 되니 타격이 있을 것이다. 중국뉴스들도 대환영이다. “상호평등에 기초한 공동의 승리”라고 보도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내용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바쁘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무역의 40%로 이상을 점유하기에 양자의 싸움은 이로움이 없고, 한국에게는 절대적 치명상이 될 수 있기에 서명에 박수를 쳐야 하는 운명이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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