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11월 말 중국 출장을 갔다가 12월 2일 귀국했다. 중국남방항공을 이용했다. 그동안 국적기로 왕복했다가 이번에는 모두 중국 항공기를 탔다. 시간표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타보니 항공료도 10%정도 국적기 보다 저렴했다. 

세밀한 서비스도 부족하고, 기내식도 국적기 보다는 ‘아직은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북경수도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 수하물을 일착으로 찾고 바로 입국장을 빠져 나왔다. 이는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면서부터 중국남방항공 직원의 호의로, 수하물에 우선(priority)이라는 라벨을 부쳐줘서 조그마한 특혜를 받은 결과였다. 전혀 생각지도 안했다. 우대 해줘서 일찍 나오니 기분은 좋았다. “외국사람 중에 그때 그때 이렇게도 해주나!” 라고 생각도 해 봤다. 30분부터 1시간까지 기다린 후 수하물을 찾아 나오는 것이 일반적 상황이다. 도착 후 바로 나오니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지인도 “왜 이렇게 일찍 나왔냐?”라고 깜짝 놀라 물어 보기도 했다. 상황을 얘기해 주니 웃으면서 중국은 그럴 수 있다고 한다. 택시를 타러 승강장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엄격한 통제 하에 택시들이 3줄로 줄지어 있으면서, 통제원의 지시에 따라 3대에 각자 짐을 끌고 가서 타거나 각자의 편리한 방식으로 승차했다.

북경 현대차에서 생산한 엘란트라가 북경 택시의 주종을 이루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인 중국지질대학 국제회의 중심에 도착했다. 지인이 휴대폰을 들고 택시 와 QR코드를 맞추니 바로 결재 됐다. 신용카드가 필요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북경대 동문에서 약속이 있어 지인과 함께 버스를 타기로 하고 승차했다. 승차하면서 휴대폰을 단말기에 대니 중국돈 2원이 결재 됐다. 10분후 하차하면서 단말기에 다시 한 번 갔다대니 모든 과정이 깨끗이 정리되었다.

북경대에서 사무를 보고 저녁식사를 위해 스타트업과 전자산업의 메카인 인근 중관춘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유명한 식당이라 그런지 줄을 한 20미터 서면서 대기하고 있는 진풍경이 목격된다. 입구에 있는 직원을 찾아 식사하러 옴을 알리니 대기표를 하나 뽑아 준다. 앉아서 한 30분기다리니 번호를 불러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번호표를 하나 준다. 39번이였다. 그 좌석에 가니 막 식탁을 정리하고 메뉴판을 준다. 메뉴판에 의거해 그 좌석에서 바로 휴대폰으로 주문한다. 한 5분후부터 차례로 음식이 나온다. 주문한 가격은 총금액으로 벌써 휴대폰에 뜨고, 그 금액을 바로 클릭하여 지급 결재한다. 식사 후 뒤로 돌아보지 않고 식당을 나왔다. 숙소로 돌아 가기위해 중국판 택시 띠띠를 불렀다.

언제 도착할지 알려 주는 예정 시간과 금액이, 심지어 지금 태우러 오는 택시 움직임 상황까지 휴대폰 화면에 바로 뜬다. 3분후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20분 후 도착 즉시 휴대폰에서 지급결재하고 하차한다. 이상의 일련의 과정이 북경 출장 기간에 연속이었다. 바꿔간 현금은 지인에게 억지로 주고 귀국했다. 현금 한 푼도 쓰지 않고 조그마한 식당도, 마트도 모두 이용 가능하다. 핀테크(fintech: finance+technology)에 있어 최고를 구현하는 북경이다. 한국이 IT강국이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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