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미·중이 무역전쟁을 벌였다. 20개월 동안 싸운 포연(砲煙)이 남아 있지만 1단계 합의를 했다. 지난 13일 1단계 합의를 각국이 발표했다. 

1단계 합의의 서명 시기는 내년 1월 첫째 주 이루어 질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무자비한 공격을 시진핑은 선방해 냈다. 그 누가 봐도 시작할 당시 미국의 완승을 점쳤던 많은 시각이 무색해질 정도로 중국은 이겨냈다. 판정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수입할 생각이 있었던 미국산 농산물을 조금 더 수입하고 관세유예를 받아 냈다.

나머지 과제도 계속 상호 협의를 통해 합의 시 이행 하겠다는 노골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상(商)나라 후예(後裔)답게 비즈니스를 철저히 해 냈다. 일단 미국 증시도 호재로 보고 역대 최고로 상승했고, 안도의 랠리(rally)가 진행 되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인으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2018년 3월부터 부과했다. 올해 9월부터는 추가로 1200억 달러를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12월 15일부터는 추가 관세를 수입품에 1560억 달러 부가 한다고 예고까지 했다. 

그런데 12월 15일에 와서 9월의 15%를 7.5%로 낮췄고, 예고했던 관세도 철회했다. 애플의 로비가 효과를 봤는지도 모르겠다. 삼성전자와 휴대폰 경쟁력이 떨어지니 중국에서 생산한 애플의 휴대폰에 관세가 많이 붙도록 하면 안 된다는 요청을 받아들여진 것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반면에 중국은 어떠했는가. 연 240억 달러 정도 미국의 농산물을 수입한 중국이었다.

400억 달러 규모로 수입을 확대 하겠다고 미국에 약속했다. 이것은 무역 전쟁이 시작되고 합의되기 전에 중국이 줄곧 미국의 농산물을 더 사고 에너지도 더 산다고 얘기 했던 사항이다.

이전에 타협하자고 했던 중국입장에서 더 진전된 것은 사실상 없다. 하원에서 탄핵으로 몰려 정치적 어려움에 처한 트럼프가 내년에 있는 대선까지를 놓고 봤을 때,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불가피 하게 선택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간절히 원했고 얘기했던 지적 재산권보호, 기술 탈취문제, 금융서비스시장 개방 등은 미완의 과제로 남겼다. 중국의 지구전이 예상했던 봐와 같이 통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언젠가 개방을 할 것이고 소비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제들도 남았으니, 중국이 면역력과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나서, 협의는 하되 합의는 못하겠다는 배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강공도 먹히지 않는다. 시간을 벌어 굴복은 안하고 중국몽을 실현 하겠다는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2025기술 강국 중국을 만드는 일정표는 약간의 동요가 있었지만 수면 하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서구에서 지원 받지 못하는 기술인력 빼어가기는 대만과 한국에서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만인은 넓은 의미에서 중국 사람이다. 반도체 기술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한국에서 기술인력 유입해간 비슷한 방식으로 3~4배의 돈을 더 주겠다고 하고 스카우트 해간다.

같은 중화 민족 내세우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 한 3000여명이 대륙으로 갔다는 보도도 있다. 대략 4만 여명이 대만에서 이쪽 분야 전문가인데 7.5% 정도가 대륙으로 갔다면 대단한 공작 아닌가. 반도체 없이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태두의 국가가 되기 어렵다. 중국이 목매는 이유이다. 

서방을 대표하는 미국을 AI에서, 슈퍼컴퓨터에서 대등하지만, 금융과 서비스산업 꼭 필요한 첨단기술에서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자명하게 중국은 안다. 그것은 1차 합의에서와 같이 파국을 피하면서 줄듯하면서 미국이 어쩔 수없이 합의 하게하는 기존의 양태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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