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부자세습 반대 현수막을 낫으로 훼손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명성교회 장로 김충환 전 국회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한 건물에 걸려져있다. (출처: 평신도행동연대 정상규 집사 페이스북 캡처)
명성교회 부자세습 반대 현수막을 낫으로 훼손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명성교회 장로 김충환 전 국회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한 건물에 걸려져있다. (출처: 평신도행동연대 정상규 집사 페이스북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낫으로 훼손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충환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오는 4월 총선에 한국당의 예비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신도행동연대 정상규 집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 사진을 게재하고 “명일역 출구에 김삼환 목사의 충직한 장로 김충환씨의 낯익은 얼굴이 휘날리고 있었다”면서 “며칠 전 두 차례나 화해(?)의 뜻을 전해 온 것은 뉘우쳐서가 아니라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던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 안의 현수막을 보면 ‘우리함께 해뜨는 새강동으로!’ ‘성장, 자유, 복지, 평화통일로!’ 등 선거유세용 멘트로 보이는 글이 함께 적혀있다. 김 전 의원은 올해 총선에서 서울 강동갑선거구 후보경선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정 집사는 “유권자들이 세습을 위해 낫까지 휘두르는 전직 국회의원에게 표를 줄까 궁금하다”며 “그리고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집회방해로 기소됐는데 유죄가 되면 공직출마가 불가능한 것 아닌가”고 적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강동구 명성교회 앞에서 교회 세습반대 시위대가 설치 중이던 현수막의 끈을 낫으로 자르다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풀려났다.

이후 경찰은 김 전 의원을 특수협박·재물손괴·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을 달아 불구속 송치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의 총선 출마 소식에 일부 교인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는 분위기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흉기(낫)를 휘둘렀는데 양심도 없다. 출마가 가당찮다”라는가 하면 “저런 사람이 공천 받으면 한국당은 사라질 것” “한국당 OUT!”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명성교회의 장로로 2008년 한나라당 기독인회 총무를 맡기도 했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3차례 강동구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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