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소셜벤처(Social Venture)가 벤처 생태계를 구성하는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년은 물론 은퇴한 장년층이나 노년층, 신체활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이나 경력 단절 여성 등 사회약자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소셜벤처는 실업문제, 환경오염, 건강·의료 분야, 교육 불평등 등 사회 여러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면서 공익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소셜벤처란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면서 혁신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 극대화도 추구하는 기업이다. 즉 혁신성을 지니면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측면에서는 벤처기업과 같고 사회 가치 증진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사회적 기업과 같지만, 혁신성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사회 가치 향상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벤처·사회적 기업과 다르다. 벤처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교집합이다. 정부는 소셜벤처가 국내에 약 1500개, 소셜벤처에 종사하는 사람은 약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소셜벤처 육성에 대한 관심과 정부 지원책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2018년 5월 소셜벤처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과제는 소셜벤처 창업 활성화, 소셜벤처 성장 촉진, 소셜벤처 허브 구축 등이다. 먼저 소셜벤처의 성장 촉진을 위한 금융 지원 정책이다. 소셜벤처 특화 펀드인 임팩트투자 펀드는 지난해 처음 조성돼 올해 10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현재 펀드 운용사 5곳이 선정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소셜벤처에 유리한 보증제도도 있다. 경제적 성과만이 아니라 사회성 가치도 평가해 보증을 받는다. 체계적 사업 소개서를 준비하면 1억원 정도 보증은 받을 수 있다.

창업 활성화 방안으로는 오픈 바우처가 있다. 매년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1500명이 선발되는데 올해는 소셜벤처를 위해 100명을 할당한다. 이와 더불어 소셜벤처 전용 R&D 지원 제도를 통해 기술을 가진 소셜벤처를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 20곳 정도를 지원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소셜벤처용 R&D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셜벤처 기업과 지원 기관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소셜벤처 플랫폼도 오픈될 예정이다. 기술보증기금의 ‘소셜벤처가치평가센터’를 통해 소셜벤처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셜벤처 자가진단은 물론 각종 지원 제도 안내 등을 온라인상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소셜벤처의 경영 실적은 저조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소셜벤처는 매출 3억원 미만이 50% 이상을 차지해 아직 영세한 수준이며, 수도권에 40% 이상 집중돼 있다. 소셜벤처는 벤처기업처럼 수익성만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미션도 갖고 있어 투자자들의 자금이 원하는 시기에 회수가 어렵고 확실한 회수 방법도 없어서 투자자를 구하기도 어렵다.

2010년대 초 사회적 기업 붐이 일면서 ‘소셜벤처 1세대’들이 대거 탄생했지만 상당수 기업이 위기와 부침을 거듭하면서 많은 기업이 사업을 종료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수익창출간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소셜벤처가 사회적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다 보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한다. 사회적 가치와 기업 이익 두 가지 목표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가치 향상을 측정·평가하는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소셜벤처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과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소셜벤처 업계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려면 업종도 다양해져야 한다. 소셜벤처가 주식시장에 쉽게 상장(IPO)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주거나 벤처펀드의 자금을 받아줄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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