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일정상, 15개월 만에 회담

中청두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외교회담서 ‘징용판결’ 입장차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이 15개월 만에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열린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징용판결 등 역사문제에 대해서 이견이 있음에도 한일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하자는 데에는 공감했다.

이날 한일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교역과 인적 교류가 큰 동반자”라며 “멀어질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저로서도 중요한 일한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청두 모처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철회, 징용판결 갈등 등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양국이 머리를 맞대 지혜로운 해결 방안을 조속히 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님과는 올해도 몇 번 국제회의에서 만났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회담을 갖게 됐고,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 이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서 안전보장에 관한 문제는 일본과 한국 또는 일본, 한국, 미국 간의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은 일본이 수출보복을 벌인 계기가 된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기업의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배상판결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해결은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일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나섰지만 강제징용 판결에서 상당한 입장 차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양측은 강제동원 판결에 대해서는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양 장관은 지난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추진했지만 일정상 만찬에서 10분간 환담하는 데 그쳤다. 정상회담 당일 오전에 최종 의제 조율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하며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15개월 만에 개최되는 양자 정상회담”이라며 “그간 양국 관계의 어려움에 비추어 개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지난 11월4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양국 정상 간 환담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20일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대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입장을 내며 한일관계는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 앞서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 협력 현황 평가와 발전 방향’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2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과 일본 양국의 건설적인 기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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