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헌법상 사회복지국가원리의 한계
[시사칼럼] 헌법상 사회복지국가원리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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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2019년 예산대비 9.1% 증가한 512.3조원의 2020년 정부예산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 중 복지예산(보건, 복지, 고용)이 180.5조원으로 3년 연속 10% 이상 늘어났다.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눈덩이 복지예산이라는 비판이 있다. 미래를 위한 R&D, SOC, 산업‧중소기업‧에너지예산이 각 20조원 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정부가 퍼주기식 무상의 복지예산 폭증이 국가의 재정건전성이나, 헌법상 사회복지국가원리에 맞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헌법은 사회복지국가원리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헌법의 전문, 사회적 기본권의 보장, 경제영역에서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유도하고 재분배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는 경제에 관한 조항 등과 같이 사회복지국가원리를 수용하고 있다. 헌법상 사회적 기본권으로는, 사회적 기본권의 중심개념인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비롯해,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증진에 노력할 의무,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 재해로부터 국가의 국민보호, 국민의 근로의 권리 및 국가의 고용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과 최저임금제의 실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근로조건의 기준, 근로3권의 보장, 환경권, 교육을 받을 권리,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

재산권은 보장되나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 재산권의 사회적 구속성을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지만,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지배와 경제력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헌법상 국민의 의무 중에는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적합의무, 교육의 의무, 환경보전의무, 납세의무와 같이 사회복지국가원리의 구현과 관련되는 의무도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국가원리는 일정한 한계를 가진다. 첫째, 사회복지국가원리에 입각한 국가적 규제와 개입은 근본적으로 자유시장경제질서 그 자체를 부정하는 규제와 개입일 수는 없다. 그것은 국가적 규제와 개입의 극단적 모델인 공산주의적 계획경제질서로 나아갈 수 없다는 의미이다. 둘째,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사회복지국가원리는 국가생활에서의 구체적 구현과정에서 적법절차 내지 법치국가적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 사회정의의 이름아래 적법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셋째, 사회복지국가원리에서의 국가적 규제와 개입은 개인의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개인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가운데 사회정의의 이름으로 국가적 규제와 개입을 통해 사회복지국가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넷째, 사회복지국가원리를 구현하기 위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일정한 제한이 가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나, 그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다. 다섯째, 사회복지국가원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재정·경제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의 부담능력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것은 곧 사회적 기본권의 구체적인 권리로서의 한계문제와 직결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행해지는 사회복지국가형 과도한 복지정책이 과연 헌법상 정한 사회복지국가원리의 구현을 위한 범주에 적합한지, 또한 사회복지국가원리의 한계가 법치국가의 원리상의 한계, 기본권 제한상의 한계, 재정·경제상의 한계 등이 분명히 있는 만큼 그 한계를 일탈하지는 않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정부의 복지국가지향형 정책이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아닌 후진국으로의 퇴보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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