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자제해야” vs “제재 완화 필요”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잇따른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안보리에서 미국과 영국 등은 북한의 반복된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하는 사항이라며 도발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협상에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대담한 결정을 할 것과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결의를 완화해야 한다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20번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사거리와 상관없이 지역적 안보와 안정을 약화시키며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은 향후 수주 내에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해왔다. 심각한 도발 재개를 암시하는 발표를 해왔다”면서 “이는 실질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 발사체나 핵무기로 미 대륙을 공격하기 위해 고안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리는 홀로 이를 할 수가 없다. 북한은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어렵지만 담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북한의 도발 자제 및 협력을 촉구했다.
미국 대사는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공유된 목표에 심각히 반대되는 것”이라며 “미사일 및 핵실험은 북한에 안보, 안정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추구하는 경제적 기회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더 이상의 적개심과 위협을 거부하고 그 대신 우리 모두와 맞물리는 대담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캐런 피어스 유엔주재 영국대사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수그러들지 않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로 인해 국제적인 평화와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아직 늦진 않았다.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피어스 대사는 “안보리의 단합된 의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고 비핵화를 촉구했다.
반면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대북제재는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는 수단일 뿐이며 지금은 한반도 이슈의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게 매우 긴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사는 “대북 제재는 인도적인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면서 “안보리는 대북제재 조치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북미 대화 교착 상태와 관련해 북한이 긍정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안보와 발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현 상황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제재 완화론에 힘을 실었다. 네벤쟈 다사는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향한 길은 신뢰 구축 조치로부터 시작된다”며 “제재와 압박만으론 이 길에 도달할 수 없으며 단계적(step-by-step) 제약 완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며 “상호조치, 단계적 조치, ‘행동 대 행동’ 원칙 등으로 북한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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