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백면서생(白面書生)’이라는 말이 있다. 글만 읽어 얼굴이 하얀 선생을 말하며, 이는 글과 말로만 하고 자기의 행실과는 일치하지 않은 표리부동한 사람을 풍자한 표현이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선비’가 있다. 우선 선비 그 자체로는 백면서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의미로 지금까지 회자돼 왔지만 이 선비가 선비정신으로 그 의미가 옮겨질 때는 인격적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덕성을 키우며, 또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와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숭고한 정신이며 정의의 사도다.

오늘날 대한민국 아니 세계 어디서도 선비와 그 정신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찾을 수 있다면 이 지구촌이 이처럼 아비규환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면서생, 그야말로 입으로만 잘난 체하고 막상 자신이 그 처지에 처하게 되면 말과 상관없는 표리부동함과 모순의 화신이 되고 만다. 심각한 것은 거짓말로 그 자체를 부정하고 모면하려 할 뿐, 고백하고 인정하지도 않는 몰지각함의 심볼로 전락한다.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마치 청렴과 정의와 공정의 화신인양 나타난 문재인 정부와 그 아류들, 그 면면을 보노라면 크게 다르지 않으며 어이 상실이다.

한반도, 이 한반도 역사와 또 세계가 부러워할 찬란한 문화유산을 오늘에까지 이어오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선비와 그 선비의 정신이 근간이었음을 부인해선 안 될 것이다. 그것은 고대로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해당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과거 역사에 대해 부정하고픈 생각이 충만하고 나아가 모든 것을 적폐로 간주했지만 정작 현 정부의 실체는 너무나 실망스럽다. 무지하고 배려도 없고 완악하고 잘난 체하고 비겁하고 심지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너무나 겉과 속이 다른 모순 덩어리 그 자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백면서생이 많아 잘난 체만 하다가 감옥에 가지 말고, 선비와 그의 정신을 공부하고 본받아 새 시대를 구현해 나가는 데 총체적 노력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이는 그 누구에게만 해당된 게 아니다. 너와 나 할 거 없이 국민 모두가 먼저는 의식이 깨어나고 편협되고 모순된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함께 일어서야만 한다. 어찌 현 정부뿐이겠는가.

전광훈 목사,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허울은 썼지만, 그를 한국 종교 내지 기독교 지도자로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여론조사 결과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향해 논리도 없이 신앙의 본질을 떠나 이념적 다른 성향을 앞세워 입에 담지 못 할 막말을 하며 인신공격을 한다는 그 자체는 이미 논할 가치조차 상실했다.

앞서 말한 언행일치의 선비정신은 적어도 이런 부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이 부분에 대해선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 그것은 사람이 단식이라는 자신의 생명과 직결되는 살신성인의 행보는 무엇으로도 그의 주장과 뜻을 부정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주변에서 비아냥대는 듯한 여러 가지 말들이 오히려 비열해 보인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다만 그 결단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또는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하며 어쩌면 후대가 말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뜻이 참으로 순수하다면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전광훈 목사의 훈수와 동거를 끝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며, 정교분리라는 엄연한 헌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역사적으로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못할 때 언제나 비극이 찾아왔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온갖 거짓말과 쇼에 희생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제발 오늘의 이 나라 이 민족이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희생해온 선진들, 나아가 참된 선비와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 옛날 원대한 꿈을 지녔던 민족으로 회복되는 기적의 역사가 일어나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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